일단 매거진 B의 94호가 바버(Barbour)를 주제로 나왔습니다. 여기에 바버라는 브랜드의 전반적인 이야기, 옷이 왜 저런 모양이 되었을까의 배경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등을 썼습니다. 옷도 재미있지만 배경의 이야기도 꽤 재미있는 브랜드입니다. 디자이너가 주도하는 브랜드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한 걸까를 주로 고민하게 되지만 이런 실용 기반의 브랜드에는 시대적 배경과 사용 환경, 용도 속에서 임시방편과 우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 등이 들어가 있는 흥미진진함이 있죠.
개인적으로는 바버에 대해 많은 자료를 탐독하면서 아우터웨어 팀의 헤드이자 모든 콜라보를 담당하고 있고 바버 크리에이티브 브레인의 중요 지점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게리 제인스라는 분의 태도와 방향이 꽤 재미있었습니다. 바버의 전반을 검토하는 책에서는 그렇게 큰 비중이 되기 어려웠겠지만 gary janes barbour를 검색해 보면 많은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관심있으시다면 찾아보세요. 좋은 직원을 확보하는 건 대표의 중요한 능력이기도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아마도 매거진 B의 바버 편 발매와 연계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은 바버 아카이브 전시도 다녀왔습니다. 5월 10일, 11일 평일 이틀 밖에 하지 않아서 좀 짧긴 합니다. 이왕 하는 거 약간은 더 길게 하면 좋았을텐데. 국내에서 바버를 전개하고 있는 LF에서 하는 거라 LF 본사 옆건물 압구정동 라움이스트에서 합니다. 편집 매장 1층 가운데에서 하고 있어요.
아카이브지만 아주 오래된 건 아니고 80년대 제품이 주였습니다. 박물관의 역사 아카이브라기 보다는 비데일, 뷰포트, 게임페어, 던햄, 스페이, A7 등 인기있는 모델을 열심히 오랫동안 입으면 어떻게 될까를 미리 느끼게 해주는 듯 했습니다. 스코틀랜드 벌판을 재현한 건지 흔들리는 풀과 바람소리도 나오고 재미있습니다. 옷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혹시 오늘 시간 되면 지나가다 들리는 느낌으로 가시는 게...
바버는 사실 꽤 관심이 많고 뭘 하나 사보겠다고 뒤적거린 적도 많지만 가지고 있는 건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연락을 받고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매장에 가서 이것저것 만져보고 입어보고 해봤었습니다.
가분수 룩...
그때 받은 가장 큰 느낌은 예상보다 착용감이 좋다. 그리고 주머니 안의 타탄이나 몰스킨 코튼, 손목 안 쪽의 얇은 나일론(뷰포트, 비데일은 립) 등등 재미있는 구석이 많았고 역시 좋은 옷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바로 듭니다. 그러니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입고 있는 거겠죠. 특히 아카이브에 전시된 옷을 만져보며서도 느꼈는데 코튼과 왁스 조합이 만들어 내는 그 서늘하고 촉촉한 촉감의 임팩트가 굉장합니다.
참고로 같은 왁스드 자켓도 그냥 Wax와 Sylkoil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데일은 왁스 코튼이고 클래식 비데일은 실코일(실크오일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싶어서 그렇게 불러야 하는 건가 싶긴 한데)입니다. 둘 다 왁스이긴 한데 실코일 쪽이 더 예전 버전으로 더 얇은 코팅에 덜 반짝이고 더 부드럽고 방풍이 주목적이고 특유의 냄새가 있고 왁스는 더 두꺼운 코팅에 더 반짝이고 더 빳빳하고 방수를 고려하고 있고 냄새가 좀 더 괜찮습니다. 한국 날씨에 그렇게 다용도로 맞는 옷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하나 가지고 있다가 기회만 되면 입고 다닌다 해도 그걸 뛰어넘는 재미가 좀 있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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