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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뽀빠이(Popeye) 40주년 기념호

by macrostar 2016.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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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 잡지 뽀빠이의 열렬한 팬도 아니고 기념이 되는 무엇을 모으는 타입의 인간도 아니라 뽀빠이 40주년 기념호가 나왔다길래 아 그렇구나 하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40주년 기념호 특별 부록이 창간호 재 인쇄본이라길래 그 패기...가 좀 궁금하기도 해서 구입했다.


잡지 뽀빠이는 1976년 7월에 창간되었고 이번 40주년 기념호는 이슈 831이다. 한 달에 한 번 나오면 480호 정도인데 숫자가 많이 맞지 않는다... 뭐 중간에 달에 두 번 씩 낸 적도 있나보네. 그런 거는 잘 모름. 여튼 뽀빠이의 업적이라고 하면 70년대 말에 일본에 최초로 미국 서부 해안가 패션을 소개했다는 점에 있다. 뽀빠이가 최초라고는 하는데 사실은 73년부터 나온 다카라지마라는 잡지가 서부 해안가 패션을 먼저 소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별로 인기가 없어서 종합 패션지로 탈바꿈했다(2015년에 폐간). 


뽀빠이는 꽤 지대한 영향을 미쳐서 뽀빠이 쇼넨이라는 패션 피플이 나오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이 전에 있던 동부 미국 아이비 패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거고 이후 청바지와 아웃도어 패션이 캐주얼 계통 메인스트림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후 70년대 말 미국과 일본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난 헤비 듀티 - 헤비 아이(헤비 듀티 아이비) 유행으로 넘어가고 80년대 들어서는 청바지 레플리카가 시작된다. 뭐 이런 이야기는 가을 쯤 선보이게 될 제가 쓴 책을 기대해 주시길.. :-)



왼쪽이 이번 이슈도 오른쪽이 창간호 재발행 본이다. 처음에 딱 보고 아니 창간호 재고가 남은 게 있었나 라는 생각을 1초 했지만 물론 그런 건 아니다.



보다시피 2016년에 나온 거라고 적혀 있다. 잡지는 이렇게 빛에 바랜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오랫동안 어딘가 박스 안에서 보관되다가 짠 하고 나온 데드스톡의 분위기가 물씬 난다. 이건 걸 청바지 쪽에서는 웨어하우스 같은 곳에서 열심히 하는데... 여튼 일종의 레플리카다. 책을 구입하면 냄새를 자주 맡는 편인데(-_-) 이번 831 이슈와 냄새도 많이 다르다. 약품 냄새가 더 많이 나는데 설마 인쇄 방식 같은 거 까지 복각했으려나 싶기는 한데 종이가 얇아서 그런 거 같다.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지만 확실히 종이는 다르다. 예컨대 이번 831 이슈는 226페이지고 창간호 레플리카는 232페이지로 3장이 더 많은데 레플리카 쪽이 두께가 훨씬 얇다.



안에 인쇄도 어딘가 빛이 바랜 모습 등을 볼 수 있는데 창간호 원본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하다. 물론 광고 같은 좀 다르고 그간 뽀빠이를 되돌아보는 작은 기사도 곳곳에 숨어 있어서 완전한 복원본이라고는 할 수 없다. 빔스도 76년 런칭해 40주년이기 때문에 광고 등에서 같이 한 게 꽤 들어 있는데 나름 애를 써서 옛날 분위기를 내보려고 했지만 진짜 옛날 거에 끼어 있으면 역시 티가 좀 난다.


창간호 잡지 내용을 보자면 지독할 정도로 미국 서해안 특집인데 특히 UCLA의 캠퍼스 지도, 건물 소개, 주변 조깅 코스 등을 왜 이렇게 까지 자세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 소개하고 있다. 심지어 UCLA 1불 주차권 사진 같은 것도 찍어서 기사로 올려놨다. 이런 건 멘스 클럽 등의 동부 아이비 리그 대학 소개에 대한 대칭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 바이크, 스케이트 보드, 조깅, 행글라이딩 등 아웃도어 스포츠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창간호의 야스히코 고바야시의 일러스트. 사실 뭐 이거 구경하겠다고 산 거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얇은 종잇장에 컬러로 인쇄된 걸 보고 있자니 이걸 1976년에 봤다면 역시 약간은 두근두근했겠군... 싶다. 


참고로 예스24와 알라딘은 품절이 되었고 교보문고(링크)에는 잔뜩 있다. 정가는 12,620원. 반드시 이건 가지고 있어야 해 정도로 감동적인 건 아닌데 뭐 나름 웃기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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