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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Dsquared2 2016 가을겨울 남성복의 망가 프린트

by macrostar 2016.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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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퀘어드2 2016 가을겨울 남성복 컬렉션에 핀업풍으로 망가가 그려진 몇 가지 옷이 나왔다. 그외에도 일본풍이 꽤 많은 데 꽃무늬 프린트 뿐만 아니라 옷의 형태 자체 - 사무라이 풍 스커트, 유도복의 냄새 - 도 그렇다.





뭐 이런 것들.


우선 현대적인 의복의 생김새는 1, 2차 대전 때 크게 바뀐 이후 딱히 변화가 없다. 그만큼 대량 소모-생산될 일도 없고, 극심한 물자난에 시달릴 일도 없고, 엄청난 발전이 있을 일도 없었기 때문에 딱히 변화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전쟁이나 기근 혹은 외계인이 쳐들어 와서 온 지구인이 힘을 합쳐 싸우거나, 혹은 한 겹으로 영하 50도부터 영상 40도까지(러시아 오이먀콘의 연교차가 이렇다) 커버할 엄청난 발명이 있지 않는 한 지금 상태로 계속 간다. 


그래도 뭔가 해야 하니까 자꾸 빅토리아 시대, 댄디 시대, 고대, 중세의 뭔가를 끌어다 써 보게 된다. 그걸로도 그냥 그러니까 그림을 그린다. 그렇다, 자꾸 그림을 그리고 뭔가를 쓴다. 옷이 메시지 전달을 할 수 없으니 직접 쓰고 있고 그게 자꾸 늘어난다. 이에 대해 투덜거리는 이야기를 몇 번 쓴 적이 있는데 뭐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해는 간다. 물론이지만 전쟁과 기근이 만들어 내는 인류의 급속한 발전보다는 딱히 큰 변화가 없는 지루한 평화가 천 만 배 쯤 낫다.


여튼 디스퀘어드는 현대 옷에 일본 옛날 옷, 일본 그림을 섞어서 이번 시즌을 꾸렸다. 이 캐나다 출신의 쌍둥이, 영국에서 살고, 옷은 메이드 인 이태리(이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자기들 브랜드 소개에 반드시 나오는 일종의 정체성이다)인 디스퀘어드2의 이번 컬렉션은 하지만 당연히 이런 옷의 그림이 무슨 쇼크를 주지 않을 거라는 걸 자기들도 빤히 알고, 사 입는 사람들도 빤히 알고 있다. 


이런 게 이제는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냥 비슷한 류로 생각나는 것만 써봐도 꼼 데 가르송 - 오모히데 가츠히로가 있었고, 얼마 전엔 토시오 마에다 - 슈프림 뉴욕(링크)이 있었다.



위 사진은 CDG 매장.. 요새도 지갑 이런 거 나오는 거 같던데. 뭐 그림 그리는 걸로는 프라다, 마리 카트란쥬, 구찌 등등 수도 없이 많다.


그러므로 이런 건 일종의 상황극으로 "우왕! 놀랐지" - "에그머니나, 놀랐네!" 같은 안정되고 고급스럽고 동시에 심드렁한 감성을 계속 이어가는 효과를 가진다. 서로 함께 "하하하!"라면 이 턴은 더욱 짜임새있고 훌륭하게 완성된다. 말하자면 똑같은 걸 계속 보면서 뭔가 깨닫게 되는, 혹은 깨달음을 염원하는, 그런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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