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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릭 오웬스 2016 봄여름, 인간 백팩

by macrostar 2015.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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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릭 오웬스의 패션쇼는 인간 백팩, 정확히는 인간 냅색(knapsack)이 화제가 되었다. 백팩...도 물론 있기는 했지만 앞에 메고 나온 분들이 더 많다.



꽤 당혹스러운 뷰가 아닐 수 없는데 사실 따져보면 지금까지 릭 오웬스 패션쇼에서 당황스럽지 않은 건 거의 없었다. 당황도 진실로 당황해 패션 쇼장을 뛰쳐나가거나, 분노에 차 카메라를 던져대거나, 폭동이 일어나거나 하는 건 아니고 아, 여기서 "당황"을 해야 하겠군... 정도고 릭 오웬스도 여기서 "당황"을 하거라...정도다.


릭 오웬스는 이 쇼에 대해서 "여성이 여성을 치켜 세우고, 여성이 여성이 만들며, 여성이 여성을 지원한다" 고 하면서 자신이 작게나마 알고 있는 여성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시도한 거라고 말했다.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생각해 낸 주제에서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매우 직설적으로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다. 개념적 용어에 나오는 말을 지나치게 물리적으로 풀어낸 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뭐랄까... 역시 순진하시다고 해야 하나... 뭐 돌려서 말하는 음흉한 부분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음흉한 분이라면 뮤즈 미셀 라미와 같이 산다거나 하는 걸 못했겠지. 기본적으로 뭔가 재고 그런 스타일은 아닌 거 같다.


그건 그렇고 적어도 40여 킬로그램 정도는 되는 무게일텐데 모델들이 온화한 표정으로 캣워크를 뚜벅뚜벅 걷는 게 매우 인상적이다. 이 쇼의 진정한 승리자는 쇼의 콘셉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도 도망가지 않은 모델들이 아닐까.



 

이 쇼의 냅색이 화제가 되었지만 다른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이 정도면 정상적인 사회인이 입어도 되겠는데 싶은 옷들이 릭 오웬스 쇼 치고는 꽤 많이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지금까지는 거의 없지 않았나. 냅색이라는 과한 소재에 치중하느라 미친 인간이라는 본연의 콘셉트를 잠시 망각한 게 아닐까 싶다. 이 패션쇼는 비디오 쪽이 조금 더 재밌다. 엘르 재팬에서 2분짜리 축약본을 올려놨다. 위 사진은 보그 UK, 맨 위 사진은 뉴욕 타임즈의 티 매거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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