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R과 공동작업, +Navy 옷소개입니다
VDR과 공동작업, +Navy의 옷소개입니다. 시즌 2 전반에 대해서는 여기(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COTTON GABARDINE RAGLAN COAT
여름이 더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고, 환절기는 짧아지는 상황 속에서 코튼 발마칸 코트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코튼 발마칸 코트는 그 어떤 옷 장르보다 훌륭하고 멋지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버리기 아쉬운 옷이다. 여하튼 코튼 발마칸 코트라는 건 하나만 있으면 되는 옷이고 +Navy 협업의 이 옷이 그런 옷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발마칸 코트가 본래 비를 막기 위한 레인코트라고 하지만 여기는 하루는 두세 계절을 뛰어 넘을 정도로 일교차가 크고, 난데 없이 쏟아지는 강력한 비에 우산을 써야 한다. 이 듬직한 코트는 일교차가 10도를 넘어가는 환절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차하면 덮고 자도 되고, 깔고 누워도 되고, 뒤집어 쓰고 돌아다닐 수도 있다. 코튼 개버딘이라는 사뭇 고급스러운 옷감을 탕진하듯 사용하는 쾌감도 함께 한다.
2. COTTON SWING TOP
VDR과의 협업 컬렉션의 중심은 이 카테고리다. 저번 +Black에는 스포츠 재킷이라는 블레이저와 헌터 재킷 사이의 하이브리드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숏 개버딘 코트, 해링턴 재킷, 집업 워크 재킷, 봄버 사이 어딘가에 있는 하이브리드다.
이 스윙 톱에는 +Navy 협업 컬렉션에서 사용하고 있는 네모 로고와 VDR Park 패치 등을 모두 얹었고, Waldes 지퍼와 버팔로 단추, 세로 스트라이프의 구깃거리는 코튼 안감 등 가용한 자원을 몰아 넣었다. 그럼에도 복잡하거나 요란해 보이지 않도록 안정되고 적당한 점잖음을 드러내는 방식을 고려했다. 네이비 코튼 개버딘과 브라스 지퍼, 반짝거리는 단추와의 조합이 만드는 근사함이 이 재킷에서 큰 역할을 한다. 상당히 쓸모가 많은 옷이다.
3. 티셔츠 시리즈
이건 한꺼번에 찍은 걸로. 자세한 사진은 여기(링크) 혹은 VDR의 공홈(링크)을 참고해 주세요.
티셔츠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을 때 낸 제안은 싱글 스티치였다.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입장에서 이게 예상보다 번거로운 일이 될 지는 몰랐는데 소매와 밑단을 빈티지 티셔츠 타입의 싱글 스티치로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장 사장님은 아주 예전에 쓰던 부품이라며 뭔가를 들고 나오셨다. 넥 라인에서도 눈에는 잘 안띄지만 만들기는 복잡하되 심플한 모습을 만들고 동시에 더 견고한 옵션들을 검토해 갔다.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논의 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이렇게 나오게 되었다. 실리콘 프린트와 네모 로고, 주머니에 로고 패치 등을 활용한 이 세 가지 네이비 티셔츠는 제작에 있어 꽤나 많은 부분에서 의도와 의지를 반영했고 그럼에도 그게 요란한 프린트 티셔츠처럼 눈에 띄지는 않는다는 걸 포인트로 삼았다. 즉 몰라도 되고 알면 조금 더 재미가 있는 그런 옷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그 흔적들이 모습을 더 크게 드러낼 거다.
4. VDR PARK SHORTS
이번 컬렉션에서 반바지는 티셔츠와 함께 휴식을 담당한다. 종종 지방 출장을 갈 일이 있는데 강연이나 회의는 보통 낮에 하니 시간이 남게 된다. 곧바로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간만에 가본 지역이니 일이 끝나고 나면 하릴없이 주변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게 되는 일이 많다. 이럴 때 바다나 괜찮은 공원이 있다면 좋은 옵션이 된다.
이런 휴식을 생각하며 출장 가방 안에 담아갔다가 언제는 꺼내 입을 수 있고 모래나 잔디밭에서 뒹굴어도 금방 세탁해 다음 날 아침이면 마르고, 여차하면 잠옷으로 입다가 근처 편의점은 다녀올 수 있는 가볍고 편한 반바지에 접근해 갔다. 예전 빈티지 제품에서 볼 수 있는 포켓 속 물 빠지는 삼각형 메쉬 디테일과 주름진 허리 라인과 스티치 등을 재현하면서 겉에는 카드나 사탕을 담을 수 있는 작은 주머니를 배치했다
5. VDR PARK CAP
모자 역시 비디알 공원 굿즈라면 이런 느낌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발전시켜 갔다. 모자의 형태는 트러커의 억센 느낌과 볼 캡 종류의 얄쌍함 사이의 어딘가를 뒤적거리다가 찾은 균형점이다. 코튼 개버딘이라는 사뭇 호화로운 소재로 몸체를 만들고 가죽으로 만든 사이즈 조절 밴드 등으로 구색을 맞췄다. 공원 굿즈 풍 로고 패치와 짙은 네이비 개버딘의 우아하면서도 진중한 컬러감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6. NYLON 5 POCKET CROSS BAG
처음 협업을 시작할 때부터 지퍼가 잔뜩 달린 크로스백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에 벌써 꽤 긴 시간 간간히 논의가 이어지다가 네이비 단계에서 본격 제작에 나서게 되었다. 모티브로 삼은 건 빌 커닝햄의 사진이었다. 프렌치 워크 재킷과 자전거 그리고 가방은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들이다.
한창 인기인 아웃도어 브랜드의 아주 예전 카피본 같았던 그 카메라 가방은 잔뜩 달려 있는 지퍼 포켓과 적당한 크기로 언제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언제나 가방에 온 살림 다 넣어 들고 다니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튼 내가 잘 써먹을 수 있다면 남들도 잘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차근차근 다가갔다.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어디든 훌훌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며 완성된 가방은 아주 가볍고, 겉 부분 4개의 지퍼 주머니와 안쪽에 하나 등 5개의 주머니, 몸체에 비해 커다란 본 수납 부위 등으로 뭐든 분리해서 집어 넣고 흩어진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심플한 외양은 VDR에서 구할 수 있는 패치 세트 등을 활용할 수도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