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의 캣워크에 서기엔 너무 뚱뚱했다는 모델
예전에 발렌시아가 패션쇼에서 모델 문제와 관련된 사건이 있었는데(링크) 이번에는 루이 비통 크루즈 쇼에서 약간 다른 종류지만 일이 있었다.
Ulrikke Hoyer(울리케 호이어), 20세 덴마크 출생. 위 사진은 루이 비통 2017 SS 패션쇼에서.
이번 도쿄 크루즈 캣워크에 서기로 하고 도쿄에 갔지만 뚱뚱하다는 이유로(모델 주장) 혹은 옷이 안 맞았다는 이유로(루이 비통 주장) 패션쇼에 서지 못했다. 현재 이야기가 진행중이므로 사건의 전개를 간단히 요약하면 :
울리케 호이어는 페이스북에 자신이 뚱뚱하다는 이유로 캣워크에 서지 못했다면서 내가 뭐가 뚱뚱하냐!라며 현재 사진, 문제가 된 히프 사이즈 실측 사진을 올렸다. 여기(링크) 참고. 일본에 도착해서 캐스팅 매니저가 배가 너무 나왔다며 24시간 동안 물만 먹으라고 했고 이런 저런 일이 있고 난 후 무대는 취소되고 집으로 되돌려 보냈다.
이에 대해 루이 비통의 캐스팅 매니저 애쉴리 브로커는 원래 측정치 힙 92cm에 맞게 옷을 만들었는데 맞지 않았다, 파리 같았으면 급하게 수선할 수도 있겠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리고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 모델들에게는 컨디션 조절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한다, 저런 비난은 부당하다라고 답했다.
이런 주장이 대립 중이다.
울리케는 일본에서 찍었다는 힙 91.5cm 측정 사진을 올렸다.
아직 명백하게 밝혀진 사실이 많지 않지만 양쪽의 위 주장에 대해 생각해 보면
만약 92cm 측정해 옷을 만들었는데 정말 안 맞았다면 그건 모델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한 거니 못 서는 게 맞을 거 같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뚱뚱해서 루이 비통이 자기를 짤랐다!"는 주장은 옳지 않고 "92cm가 아니라서 짤랐다!"가 맞다. 루이 비통의 말 대로라면 너무 말라서 옷이 남아도 서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문제는 안 맞았다는 옷이 퍼 코트라는 사실이다. 드레스나 스커트, 바지 같으면 몰라도 프로 모델에게 차이가 나 봐야 몇 cm일텐데 그것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는 건 납득이 좀 어렵다.
그렇지만 또한 하이 패션은 정교한 디테일이 중요하고 조금만 안 맞아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 그런 걸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 곳이고 - 그런 민감함이 발동한 걸 수도 있다. 사실 중요한 문제다.
여기까지는 루이 비통의 92cm가 옳다는 가정하에 하는 이야기인데, 전날 아침 모델이 아침밥을 먹는지 이런 걸 감시하며 서로 신경이 곤두선 사건들이 있었다. 즉 노리고 있다가 트집을 잡아 시비를 걸었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렵다.
또한 이 일은 만약 저 분이 좀 더 유명한 모델이었다면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을까...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이건 계약이 대충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만약 92cm를 주장하려면 양쪽 다 그와 관련된 증거 자료를 확보해 놨어야 하고 그런 이유로 모델을 내릴 수 있는지도 확실하게 해 놨어야 한다.
여튼 모델의 불리한 처지가 최근 매우 자주 뉴스에 오르고 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쳐다 보는 눈이 많아지면 이런 문제는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 이런 분야에서는 억울하면 뜨면 되지...가 물론 맞긴 한데 그렇다고 그게 못 뜬 사람이(루이 비통 쇼에 설 정도면 나름 성공한 모델이긴 하겠지만 슈퍼 스타가 되지 못한) 부당한 대우를 받을 근거가 되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