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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43

Celine 2012 FW, 그리고 피비 필로 피비 필로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며칠을 고심하고 있는데 말이 잘 안나온다. 고심의 이유를 생각해보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이라는 말이 매우 복잡하게 다가온다. 주변의 여자분 들이라도 붙잡고 이야기를 좀 해봐야 할 듯. 어쨋든 지금 이 시점에서 꼭 봐야 될 패션쇼가 있다면 아마도 CÉLINE(셀린느)다. 왜냐 하면 거기에 Pheobe Philo(피비 필로)가 있기 때문이다. 피비 필로의 세계는 남들 보라는 세계라기보다 자기 완성적이고 자기 애호적인 세계다. 이 부분이 그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사진은 뉴욕 타임즈. 2012. 3. 8.
Comme Des Garçons 2012 FW 패션쇼 감상 라프와 스테파노가 질 샌더와 YSL에서 쫓겨 나면서 디자이너가 대형 기업들의 체스말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돌아다니는 와중에도 레이 카와쿠보 여사는 꿋꿋이 마이 웨이를 가고 있다. 이번 2012 FW에서는 말하자면 플랫한 종이 인형. 이것은 마치 7, 80년대 파코라반이나 피에르 가르댕 전성기 시절의 '구조적인' 옷들을 떠오르게 하지만 그 당시의 '미래적인' 분위기는 빠지고, 비비드한 컬러에 다양한 무늬들의 대담한 매칭 덕분에 생기가 느껴진다. 이 컬렉션은 트렌드를 붙잡기 위해 애쓰는 다른 디자이너들이 2012 FW 파리 컬렉션에서 보여준 명백한 경향 - 치마가 길어지고, 바지가 많아지고, 허리 라인이 위로 올라가는 것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3D 시대의 2D라는 표현처럼 납작하게 붙인 옷들을 가지고 .. 2012. 3. 5.
컬렉션 사진은 full로 챙겨봐야 된다 : G.Armani의 예 워싱턴 포스트 블로그에 Giorgio Armani 2012 FW 사진이 몇 장 올라왔다. 오, 역시 아르마니는 범접할 수 없는 어른들의 옷! 저 도도하면서도 어른스러운 자태라니 이러구 있다가 몇 장 없으니 좀 더 찾아봐야겠다 싶어서 뒤적거려 봤다. 이것은 데이즈드 디지털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 같은 컬렉션을 보면서 의도적으로 Select를 한 결과물이다. 워싱턴 포스트에서는 아르마니 특유의 어른스러운 도도함을 강조했고 이를 위해서 패션쇼 캣워크 사진을 담았다. 데이즈드에서는 이번 컬렉션에 강조된 오렌지나 핑크 같은 컬러에 주목했고 백스테이지 사진에 오버노출이다. 위 두 사이트를 통해 같은 쇼임을 눈치챌 수 있는 방법은 모자 밖에 없다. 그런 다음 여기 블로그에 올라오면서 또 몇 개가 추려졌다. 그 중에.. 2012. 2. 29.
Versace의 2012 FW, 그리고 지아니 베르사체 패션 신에서 베르사체가 맡고 있는 부분은 말하자면 '화려함'이다. 지아니 시절에는 그 특유의 뭉툭하면서도 다른 브랜드에서는 범접할 수도 없는(좀 다르게 말하자면 범접하지도 않을), 레이건 시절 미국 호황기의 상징인 짙은 옐로 골드에 짙은 실크의 광택이 나는 패션을 선보였다. 도나텔라 시절로 넘어오면서 그것은 약간 더 세련되어졌고 현 시장 상황에 맞는 트렌디한 상큼함의 빛을 덧붙였다. 도나텔라의 패션 인생은 말하자면 1997년에 있었던 지아니의 마지막 오 드 꾸뛰르를 어떻게든 부정해보고 극복해 보려는 여정이다. 그는 그것을 위해 그가 아마도 되고 싶었던 것, 전사를 끊임없이 이미지화 하고 있다. '퀄러티가 안되면 퀀터티로 승부본다'는 천재에 맞서는 자들의 오래되고 (때로는) 유용한 무기다. 여하튼 벌써 1.. 2012. 2. 27.
Helmut Lang 2012 FW 사진들 Helmut Lang(사람)이 나간 후 여전히 복잡한 감정을 유지하고 있는데, 2012 FW 스냅 사진들을 한번 모아 봤다. 출처는 헬무트랑 저널(링크). 가만히 보고 있자니 작년 시즌 AF Vandevorst와 Theory를 합쳐 놓은 거 같은 느낌을 받는다. 편견일까. 요즘 헬무트 랑 씨가 뭐하는 지는 예전 포스팅을 참고. http://fashionboop.com/197 http://fashionboop.com/218 2012. 2. 16.
PRADA 2012 FW 남성복 패션쇼 프라다 남성복은 딱히 영감을 주거나, 격한 감동을 주는 면은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예쁘장하고, 그래서 패션쇼 시즌이 다가오면 올해는 또 뭘 했나 싶어 매번 기웃거리게 된다. 그게 어디냐. 가급적 럭셔리 하우스와 메인 스트리트의 패션쇼 이야기는 점점 뜬금없는 느낌이라 패션붑에서는 슬슬 자제하고 싶은데 여지없이 또 눈이 가버렸다. 한창 벌어지고 있는 밀란 2012 FW 멘스웨어 컬렉션에서 이번에 프라다는 영화 배우들을 잔뜩 데려다 놨고, 캣워크 바닥에는 레드 카펫 느낌이 나는 주황색 카펫을 덮어놨다. 개리 올드만을 비롯해 티모시 로스, 윌리엄 다포, 애드리언 브로디 등등이 등장했다. 요즘 이태리 남성복 패션쇼 들이 다들 세상 모르는 얼굴에 장난끼나 가득해서, 백스테이지에서 실없는 표정이나 짓고 있는 20대 .. 2012. 1. 16.
CHANEL 2012 Pre-Fall 패션쇼 샤넬의 장점은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생각나는 것들은 - 누가 봐도 샤넬임을 알 수 있는 명백한 캐릭터, 매우 화려함 / 하지만 뿌리깊게 박혀있는 귀여움 정도다. 우선 명백한 캐릭터는 몇가지 특징을 떠올릴 수 있는데 트위드라든가, 자켓의 라인이라든가, 패딩 양가죽이라든가, 자주 사용하는 까만색도 아니고 파란색도 아닌 그 묘한 컬러나 아이보리 색같은 것들이 있다. 이런 식의 옷을 만드는 곳은 일단은 없다. 또 하나인 매우 화려함 + 귀여움은, 이게 정말 샤넬의 특징이기도 한데, 일단 정말 화려하다. 그닥 뻔질나게 두드러진 걸 메달고 붙이고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한참 패션쇼를 보고 있자면, 아니면 그냥 샤넬 매장을 두리번 거리고 있기만 해도 압도적이고 끝을 알 수 없는 화려함을 가슴 깊게 느끼게 된.. 2011. 12. 30.
옛날 패션쇼, Dries van Noten, 1997 SS 옛날 패션쇼를 들춰보는 건 어떤 의미일까. 디자이너라면 뭔가 막히고 있다고 느껴질 때나, 답답할 때, 혹은 은퇴한 다음에 뒤적거려보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나 같은 경우는? 그냥 우연이다. 뒤적뒤적거리는 거야 시도 때도 없이 계속 하는 일이고, 그러다 뭔가 눈에 띄이기도 하는거고. 다만 자기가 몇 년 전에 블로그나 수첩에 써 놓은 글을 보고 뭐 이런 이야기를 했냐 싶어 놀랄 때가 있듯이 다른 사람의 작업도 보고 놀라거나, 영감을 받거나 할 때가 있다. 요즘엔 왜 이런 걸 안하고 있지 싶은 생각도 들고, 이 양반도 옛날에는 참 유치했구나 싶을 때도 있고. 여기에 약간 덧붙이자면 2000년 쯤에 처음 패션에 관한 포스팅이나 글을 남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1997 Helmut Lang이라든지,.. 2011. 12. 8.
패션쇼를 감상하는 한가지 방법 Versace for H&M 이후에 별 다른 이슈도 보이질 않고, RSS에는 왠 나이키의 올드 스쿨풍 운동화들만 산더미처럼 보이고(혹시 다시 유행이 시작된 건가?) 해서 그다지 재미가 없는 판인데 심심한 김에 패션쇼에 대한 이야기나 해 본다. 아래 내용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관람 방법이고,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먼저 말해둔다. 참고로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이었던 패션쇼 관람객은 도도한 패션쇼 갤러리들 사이에서 박스 골판지에다가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메모를 해가며 등장하는 옷을 보던 50대 정도로 보인 잠바 입은 아저씨다. 아무래도 옷 만드는 공장하시는 분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현역의 포스란 역쉬... 하는 생각이 들던 기억이 난다. 패션쇼라는 건 어쨋든 옷을 보여주겠다는 쇼다. 거기서 뭘 .. 2011.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