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27SS, 존 말코비치
루이 비통을 끝으로 27SS 파리 패션위크도 대강 마무리된 것 같다. 다들 이것저것 하고 있는 거 같은데 최근 자주 이야기했듯이 시대를 이끌어 갈만한 대안은 아직 보이지 않는 것 같고 그 연장선 상에서 각자 예전의 것들을 붙잡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게 현 상황인 것 같다. 이렇게 뭘 해야할 지 모를 때 많은 이들이 뭐라도 걸려라 혹은 이 와중에 어떻게 하면 튀어 보일까 하는 생각에 옷을 복잡하게(레이어, 과거미래 혼종, 잘라 붙이기 등등) 만드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이렇게 난장의 상황에서 나오는 패션쇼를 보고 있자면 그렇다면 대체 저걸 누가, 어디서 입으라는 걸까 하는 기본적인 이미지가 잘 잡히지를 않는(초부유층의 파티나 시상식의 셀레브리티) 상황이라 오히려 아프레쎄, 오라리, 코몰리 다른 쪽으로는 더 로 같은 브랜드들을 뒤적거리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도 이제 본궤도에 오르는 시점이긴 한데 27SS를 보고 있자니 아하 그러시구나 정도 생각만 들고 캣워크 위의 거위인가 뭔가 조명 켜질 때 정도가 가장 임팩트가 컸던 거 같다. 오히려 버지니 비아르와 마티유 블라지 교체 과도기에 나왔던 뉴욕 지하철의 공방 컬렉션이 매우 인상이 깊었는데 서로 부담이 없어서 그랬던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샤넬의 옷은 이미지가 너무 무거워지고 있다. 나풀거리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고급 옷의 느낌이 어딘가에서 실종되었다.

이런 와중에 프론트 로의 셀레브리티 중 눈에 띄는 분이 존 말코비치였음.


샤르베의 셔츠에 데님, 포크파이 햇, 로퍼 그리고 맥시 플랫 백 조합이다. 셔츠는 조명에 따라 어디서는 살구빛이고 어디서는 핑크빛으로 보이던데 확실히는 잘 모르겠다.

맥시 플랩 백은 원래 같은 이름에 좀 다르게 생긴 게 있던 걸로 알고 있는데 마티유 블라지가 유연한 모습으로 재해석한 걸로 알고 있다. 이걸 보면서 느낀 게 샤넬은 가방끈을 두꺼운 걸 쓰질 않아. 두꺼운 걸 다느니 차라리 체인을 붙여버리는 방법을 채택한다. 맥시면 맥시다운 줄을 좀 써야 되는 거 아닌가. 조금만 뭐 담으면 끊어지겠다. 게다가 덩치에 비해 조그마한 가방 줄 조절 부위 등 발란스가 좀 이상하긴 하다. 확실히 근사하게 생기긴 했고 이 가방 프로모션도 꽤 열심히 한 걸로 알고 있다.

나라면 버건디.
샤넬에 존 말코비치라니 하는 생각이 드는 분도 있겠지만 저 분은 원래 좀 과감한 패션으로 이름이 높다. 과감한 패션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너저분하지는 않다는 게 시그니처가 아닐까 싶다.

밝은 핑크가 퍼컬이신가. 저 계열 컬러가 잘 어울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