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퍼 이야기
스트리트 웨어의 스니커즈, 점퍼, 봄버가 편하긴 하지만 약간 질릴 때도 되었기 때문인지 아이비, 프레피 패션을 비롯해 로퍼를 찾는 사람들이 몇 년 전부터 차곡차곡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신발의 경우에는 옷과 다르게 편안함이 너무 중요해서 금장 단추 네이비 블레이저에 넥타이까지 매도 스니커지를 신겠다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기 때문에 한계가 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예전처럼 무조건 구두 신어야 하는 자리가 많지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마침 그런 자리를 점유하고자 나이키, 뉴발란스, 반스, 호카 등등 많은 회사에서 로퍼류 스니커즈를 내놓는 것 같다. 결국 운동화 회사들이 구두 시장을 잡아먹으려 하는 게 가장 큰 움직임인 거 같긴 한데 그 와중에 고전적 로퍼를 내놓는 회사들이 여전히 꽤 많고 패션위크에도 꽤 많이 등장한다.
아무튼 이런 상황인데 얼마 전에 생 로랑의 셔링 로퍼에 대한 인스타그램 포스팅에서 칼리브레 제품에 상표만 달았다 뭐 이런 이야기를 보고 찾아봤다.


칼리브레 로퍼 종류가 재질별로 꽤 여러가지가 있는데 아래 사진이 카프 스킨. 이게 정말 칼리브레에서 만들고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건지 아니면 그저 생긴 모습의 유사성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긴 모습이야 예전부터 이런 건 많이 있었는데 좀 요즘 스타일로 세련되게 재해석이 발전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쭈글이 셔링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한 건 별로긴 한데 그런 걸로 지적하기는 약간 새삼스럽다. 이를 지적한 글에서는 가격이 3배 차이!라는 점이 포인트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칼리브레가 저렴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칼리브레도 비싸지만(700불 정도다) 생 로랑이 굉장히 비싸다가 조금 더 효과적인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이 방면으로 브루넬로 쿠치넬리나 더 로 같은 데서 내놓은 것도 인기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 사진은 앞코 라인이 상당히 뾰족하게 나왔는데 그 정도 느낌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아무튼 스니커즈에서 로퍼로 다시 넘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반짝이로 구두의 특성을 살리면서 셔링으로 자연스러운 중화점을 만들어 내서 눈에 익숙하면서도 확 세련된 느낌을 줘보는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블랙 로퍼가 하나 있기 때문에 최근 브라운 로퍼를 좀 들여다보고 있기는 하다. 저것보다는 아예 극적인 대조점을 만드는 게 낫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반짝이 브라운이 마음에 든다. 입고 있는 옷에 로퍼를 신을 생각이라면 아예 엘레강스, 고저스 한 쪽으로 가는 게 효과적이다. 일단 대표적으로 볼 만 한 건 크로켓 앤 존스의 보스톤이나 처치스의 펨브레이 같은 것들.


들여다 보다가 깨달은 건 브라운 페니 로퍼라면 반짝이 가죽, 리얼한 비프 롤, 울퉁불퉁하지 않은 바닥 정도가 마음에 든다는 거다. 그런 점에서 크로켓 탈락.

JM Weston의 180도 인기가 많은데 역시 비프롤이 없다.
로퍼라고 하면 미국의 메인이고 그렇다면 랜코트나 쿼디, GH 바스, 세바고, 이스트랜드가 아닌가 싶긴 하고 찾고 있는 디테일이 잘 들어맞는데 어딘가 투박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고(러기드한 구두 종류가 몇 켤레 있어서 더 그런 걸 수도 있다), 게다가 요새 미국 로퍼 수입하는 곳이 거의 없는지 직구 말고는 없는 거 같다. 한때 꽤 많았던 거 같은데 왜케 인기가 없어졌지.


이런 것들을 뒤적거리다가 마음에 드는 건 지나치게 비싸고 + 관리 귀찮고를 지나쳐 없어도 잘 살지 단계에 들어서 있음. 제대로 만든 거였으면 좋겠다!라는 열망을 치우고 보면 H&M, 자라, 망고, 마시모 두티(이건 살짝 비싸다) 등등에 가죽 버전으로 다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