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수경, 딱 맞는 수경
저번에 수경 이야기(링크)를 한 적이 있는데 또 한 번. 수경이 왜 재밌냐 하면 맨송맨송하거나 알록달록한 과장된 합성 소재의 세계인 수영 용품 속에서 단단하고 반짝거리는 액세서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덩어리와 장비 느낌이 상당히 강해서 특유의 매력이 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수경에 꽤 관심이 많아졌는데 럭셔리 수경은 없을까 하고 찾아봤다.


그다지 많지는 않고 90년대에 샤넬이나 구찌에서 나온 것들이 잠깐 있는 것 같다. 스키 고글은 많은데 수영 고글은 별로 없음. 생각해 보면 럭셔리 라이프 속에 수영이 있긴 할텐데 보통은 고급 호텔 수영장이나 리조트 데크에 누워 있거나 슬렁슬렁 헤드업 평영을 하는 정도지 막 수모쓰고 영법을 하는 건 그다지 수요가 많지는 않을 것 같긴 하다. 에르메스 같은 데서 수영복은 나오지만 수경 같은 건 안나옴.
그럼에도 2022년 아레나와 펜디의 협업 컬렉션이 있긴 했다.


수경 렌즈를 로고로 가리는 게 이해가 잘 안 가기는 하는데 아무튼 저런 것도 있다. 프라다 우주복 같은 것도 있고 윔블던에 구찌 입고 가는 선수들도 있는데 조만간 수영 세계 선수권 대회 같은데 럭셔리 브랜드 스폰서로 나가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데 프로 수영 리그가 있나?
이런 고급 브랜드 말고 각 브랜드마다 플래그십 제품에 해당하는 비싼 수경들이 있다. 이쪽은 선수들이 경기에서 사용할 수도 있는 레벨이다. 예를 들어 스피도는 하이퍼엘리트와 퓨어포커스가 있다. 하이퍼엘리트의 경우 함덕 에디션, 광안리 에디션 등등을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수영을 너무 잘 해야될 것처럼 생겼다.
아레나는 코브라 엣지 스와이프라는 제품이 있다. 리테일 가격이 12만원 정도로 양산 제품들 중에 가장 비싼 것 같다.

역시 수영을 아주 잘 해야할 것처럼 생겼는데 사실 수영장에서 남이 뭐 입고 뭐 쓰고 있는지 거의 보질 않기 때문에 수영 강습 처음 등록하면서 이런 거 사도 별 문제는 없다. 그저 비싼 게 문제일 뿐.
약간 다른 데 매직5라는 회사에서 나오는 수경도 꽤 비싼 게 있다. 이건 얼굴 촬영해서 보내면 거기에 맞게 만들어서 보내주는 일종의 커스터마이징 수경이다. 이것도 10만원 대 초반이다.

이런 것들이 있긴 한데 수경을 좋아하지만 왠지 가장 비싼 건 손이 잘 안가고 그 아래 정도는 가지고 있다. 이게 다른 영역하고 조금 다른 게 몸에 맞아야 좋은 거라 비싸다고 그저 다 좋고, 싸다고 그저 다 나쁘다기 보다 얼굴 뼈, 살과 매칭이 잘 되야 되기 때문에 적당한 렌즈 사이즈를 고른 다음 혀애가 자기에게 잘 맞는 제품을 찾는 과정이 좀 필요하다.
수경에 관심이 좀 많아지면서 스피도의 스피드 소켓, 아레나의 코브라 시리즈를 비롯해 미즈노의 액셀 아이 등등을 구입해서 가지고 있다. 다 근사하게 생겼고 좋은 거 같긴 한데 약간씩 불편하거나, 어딘가 잘 안 맞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가 찾은 딱 맞는 제품은 뷰라는 일본 브랜드에서 나온 Aile이라는 제품이다. 처음에 구입했던 수경이 뷰에서 나온 V640이라는 거였는데 내 얼굴 굴곡에는 뷰가 좀 잘 맞긴 한 듯. 에일은 V240이다.


이렇게 생긴 수경임. 예전에 우에노에 있는 스포츠 주엔에서 그저 생긴 게 화려하다는 이유로 기념 삼아 구입했었는데 막상 써보니 이게 물도 거의 안 들어오고 턴 할 때도 문제가 없고 안 아프고 상당히 잘 맞았다. 한참 쓰다가 어디에 부딪치면서 좀 긁히는 바람에 최근에 하나 더 구입했다. 역시 딱 좋다. 앞으로의 수영 생활은 자유 수영 때 가지고 있는 거 돌아가면서 쓰고 강습용 메인으로는 아마도 에일 쪽으로 계속 가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제품의 후보군을 테스트해 보다가 잘 맞고 이쯤이면 됐다하는 제품을 찾아내며 과정이 끝났을 때의 안정감이 좀 있다. 종종 한정판 컬러 같은 게 나오는 즐거움도 있다. 그저 단종만 안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