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드 랜처, 카우보이 패션
예전부터 이야기했듯 미국의 카우보이 문화는 전통이라기 보다 관광 상품에 가깝게 형성되었다. 물론 텍사스에 철도가 놓인 이후 말을 타고 소를 몰아 기차역에 데려다주는 전통의 카우보이들이 있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밥도 잘 못 먹고 며칠 씩 비박을 하며 험지를 건너야 했던 그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카우보이 옷을 입고 있었을리가 없다.
아무튼 예컨대 1923년 영화 포장마차로 시작된 서부극 유행이 큰 역할을 했고 그렇게 형성된 자유와 개척 뭐 이런 종류의 로망이 마치 그런 것들이 자신의 과거인양 포장되는 탈색의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과연 서부극 만으로 지금처럼 큰 카우보이 패션신이 정착을 했을까 의문이 있었는데 501XX는 누가 만들었는가를 읽다가 약간의 힌트를 얻었다. 책의 216페이지 즈음에 나오는 이야기다.


일단 미국인들에게 서부, 농장 로망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1900년대 초부터 듀드 랜치가 있었다. 즉 서부 곳곳에 흩어져 있던 목장에서는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어했고 일종의 카우보이 체험 테마파크인 듀드 랜치를 만들게 된다. 듀드는 원래 로키 산맥 주변의 지역주민들이 외부인을 칭하는 속어였다가 목장에 놀러오는 동부인을 칭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23년에 포장마차 이후 서부극 유행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시장을 놓고 재미있는 결합이 만들어지는데 철도 이용객이 정체된 상태라 고민이던 철도회사는 서부 곳곳 목장주의 듀드 랜치와 연계해 듀드랜치 협회(DRA, 링크)를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동부인이 기차를 타고 서부의 목장에 머물며 카우보이를 체험하는 리조트 투어가 형성되었다. 이런 관광 상품 아래서 놀러오는 사람들은 스텟슨 햇에 저스틴 부츠, 리바이스 진 같은 걸 세트로 사 입었고 방문 기념으로 터콰이즈 액세서리와 프린지 베스트 같은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 현지 안내원, NPC의 복장도 과장되며 강화된다.
카우보이 룩은 이런 식으로 헐리우드의 서부극과 서부 목장 테마 파크 사이를 오가며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카우보이 룩은 워크웨어라기 보다 코스프레에 가깝다. 그렇지만 그 코스프레는 예컨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미국인들의 마음의 이상향을 실현하는 행위로 존재한다. 그 이상향이 테마 파크와 헐리우드에 의해 구성되었다는 점이 실로 미국적이고 흥미진진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에 비해 카우보이 룩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랑스의 가르디안 패션은 마찬가지로 관광 상품에 가깝지만 보다 관념적이고 규범적으로 탁상공론 비슷하게 형성된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