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안정 - 긍정적 자극 조합
향수라는 건 미묘한 점이 있는데 향이 지향하는 방향이 무차별적인 게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옷도 비슷한 성격이 있다. 나에게도 영향을 주고 주변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눈은 대충 흐린 눈을 할 수 있긴 한데 향은 막기가 힘들어서 그보다는 더 강렬한 데가 있는 듯 하다. 대신 옷은 누가 입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지만 향은 구분이 안되는 경우도 꽤 있다는 게 단점이라 할 수도 있겠다.
향수라는 건 일단 자신을 안정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 계속 멀미 난 느낌, 붕 떠 있는 느낌이 들면 하루를 맘 편하게 살기가 좀 힘들다. 이걸 기준으로 정리를 해보자면 향수가 :
나를 안정시킴 (남에게는 존재감 없음)
나를 안정시키고 남도 안정시킴
나를 안정시키고 남을 자극함
나를 자극함 (남에게는 존재감 없음)
나를 자극하고 남을 안정시킴
나를 자극하고 남도 자극함
여기에서 자극은 긍정적 방향과 부정적 방향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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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로
위 상태는 나에게 존재감 있고 남에게도 존재감이 있는 상황일 때고
나에게 존재감 없고 남에게도 존재감 없음
나에게 존재감 없는데 남에게는 존재감 있음(안정 혹은 자극)
나에게 존재감 있는데(안정 혹은 자극) 남에게는 존재감 없음
이 정도로 나눠볼 수 있겠다. 맨 아래에서 우선적으로 피해야 할 건 나에게 존재감이 없는 경우가 아닐까 싶다. 나에게 존재감이 있는데 남에게 존재감이 없는 경우는 아쉽긴 하지만 그럴 수는 있다. 그래도 양쪽 모두에 존재감이 있는 게 향수의 기본적인 덕목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게 작동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긴 해서 일률적으로 정리를 하긴 어렵다. 예를 들어 나 같은 경우 단 향, 꽃 향, 바닐라, 견과류 오일 향 이쪽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를 자극해서 좋아하지 않는다. 즉 주관적 판단이고 남에게 긍정적 혹은 부정적 자극이 있는지 여부도 마찬가지로 주관적인 판단에 기대게 된다.
다시 위로 돌아가서 남이야 어떻든 내 쪽이 안정되는 게 우선이긴 하다. 그러므로 가장 지향하는 바는 나를 안정시키고 남을 자극함이 아닐까 싶다. 그 다음은 순위는 나를 안정시킴. 그 다음이 자극 쪽인데 이 쪽을 선호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거다. 이 경우에는 나도 자극하고 남도 자극하는 게 최선의 상황일 거다. 여하튼 이런 식으로 생각하며 향수에 접근할 수 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면 콜로니아는 존재감 자체가 거의 없는 느낌이고, 탐다오는 존재감은 있는데 시간이 쌓여도 끝내 내 자신이 안정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겠다. 오래 전에 쓰던 에고이스트는 나를 안정시키기는 하는데 남에게 부정적인 자극을 주는 경향이 좀 강했다. 그러니까 에고이스트지. 아무튼 안정 - 긍정적 자극 조합을 꾸준히 찾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별 소득이 없다. 옷도 비슷한 식으로 정리해 볼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