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가방, 토트와 더플
생긴 모습의 측면에서만 보면 가장 좋아하는 가방은 토트와 더플이다. 다들 뭔가 못생긴 구석들이 있는데 토트와 더플은 괜찮다. 이유는 별게 없고 아주 커다랗다는 게 단점을 모두 희석시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빅 토트고 빅 더플이고 뭐라도 넣으면 무거워서 들고 다닐 수가 없다.
이건 Workers 토트. 가죽으로 된 숏 사이즈 핸들이 튼튼해 보이는 캔버스와 잘 어울린다.
이건 루이비통. 역시 숏 핸들.
이걸 손으로 딱 들고 다니는 게 좋지만(옷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손잡이가 작다고 무게가 어디로 가는 게 아니다. 원채 가방 무게도 있고 거기에 뭐라도 넣으면 손으로 들고 다니면 유난히 무거움. 그렇기 때문에 대형 킵올은 어깨 끈을 탈부착할 수 있는 게 많다. 손보다는 어깨에 매는 게 좀 낫지만 물론 그렇다고 무게가 어디 가는 건 아니고 옷도 흐트러진다. 폴딩 자전거 접었다고 가벼워지지 않는 것과 같지만 그래도 뭔가 사기 전에는 들고 다닐 수 있을 거 같은 게 인간의 심리지.
노스페이스의 캠프 더플이나 미군 더플도 나쁘지 않다. 그냥 맨 가방에 어깨 끈 두르고 다녀도 온 살림 다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가능성(오직 가능성이다)을 품고 있다. 그래도 애초에 이런 건 집에서 자동차, 자동차에서 숙소로 옮기는 용도의 가방이지 데일리 백은 아니다.
롱 핸들에 어깨 끈이 있는 버전이 가지고 다니기에는 조금 낫다. 물론 그래도 무겁다.
아무튼 큰 가방은 좋은데 무거운 가방은 싫기 때문에 큰 가방은 여전히 구경만 하고 있다. 그렇다고 작은 더플은 좀 별로다. 그럼에도 LV의 스피디는 약간 좋아하는데 40 반둘리에 정도면 괜찮을 것도 같다. 하지만 그럴듯 하게 생긴 가죽 버전이 1490만원이라는... 사실 비슷한 사이즈의 캔버스 가죽 트림 가방이 하나 있긴 한데 무거워서 못 들고 다닌다. 올해 다시 시도해 봤다가 며칠 만에 포기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