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BD의 클래식한 S곡선
OCBD(옥스퍼드 코튼, 버튼 다운 셔츠)이 클래식이라고 해봤자 1896년에 브룩스 브라더스가 처음 내놨으니 백 몇 년(약간 더 거슬러 올라가면 1850년대 인도의 폴로 선수들, 1860년대 영국의 폴로 선수들) 정도이긴 하다. 아무튼 OCBD는 기본적으로 스포츠웨어이기 때문에 정장에 입으면 안된다(보통 스포츠 코트에 입는다), 공식적인 자리에 입으면 안된다, 여름에 반소매도 안된다(정석은 긴소매를 접어라), 면접 갈 때 입으면 안된다 등등 여러 말이 있다. 여기에 대한 반박도 여러가지 할 수 있는데 일단 그레고리 팩하고 이야기를 좀 해봐라, 리넨 반소매 BD는 최고의 여름옷이다, 면접관은 옷 심사위원이 아니다 등등.
이건 뭐 남의 나라 이야기이고 드레스 코드를 철저히 지켜가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 코스튬 플레이어 말고는 신경쓸 일이 있는지 의문이 있기도 하지만 일단 알아는 두는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옥스퍼드 천을 아주 좋아하는 건 아니고 드레스 셔츠를 전혀 입지 않기 때문에 너무 드레시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캐주얼도 아닌 어중간한 중간점이라 할 포플린, 샴브레이, 투 플라이 BD 쪽을 선호하긴 한다. 옥스퍼드 코튼으로 만든 BD 셔츠는 딱 하나 가지고 있는데 GU에서 나온 화이트 버전임. 생각해 보니까 핑크색 랄프 로렌 하나 있구나.
OCBD라고 하면 심지가 붙어 있지 않은 자연스러운 영국식 언퓨즈드 칼라에 약간 긴 칼라가 만들어 내는 S 곡선이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확실히 다림질을 하지 않고 세탁한 다음 쫙쫙 잘 펴서 말린 다음에 입는 게 OCBD의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할 수 있기는 한데 언퓨즈드 칼라는 다림질을 하지 않으면 휘어버릴 가능성이 높은 문제가 있다. 티셔츠, 후드에 비하면 상당히 귀찮은 옷이긴 하지만 특유의 매력을 버릴 수는 없기 때문에 구김 문제는 적당히 대처해 가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