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스터 싱글 브레스트 재킷 이야기

macrostar 2025. 6. 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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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폴리에스터 싱글 브레스트 재킷, 블레이저 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감탄 재킷이 일단 생각나지만 좀 좋은 옷감을 사용하는 고가 일본 브랜드 쪽에 꽤 많고 몽벨이나 엘엘빈 같은 아웃도어 브랜드부터 프라다 같은 브랜드까지 안 나오는 데가 거의 없다.

 

 

옷감 타입도 여러가지인데 코튼 분위기, 울 분위기 나는 종류도 있고 어차피 합성 소재 이러면서 특징을 살려 반짝거리는 쪽도 있다.

 

 

뭐 그렇긴 한데 현대 사회에 정장은 필요없는 쪽으로 간다, 옷차림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옷의 종류는 많을 수록 좋다 등등을 주장하는 입장이라 뭘로 만들던 상관 없고 이런 점퍼 분위기의 격식의 옷이 늘어나는 것도 나쁠 건 없는데 그래도 합성 소재 테일러드 재킷 쪽은 잘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굳이 이런 모습이 필요할까 싶은 거랄까, 왜 훨씬 더 편한 옷을 만들 수 있는 저 소재를 가지고 예전의 그 불편한 옷을 만드는 걸까 같은 생각을 하는 편이다.

 

게다가 테일러드 재킷류의 저 라펠은 넥타이를 위해 존재한다. 아우터웨어 앞이 굳이 저렇게 벌어져 있을 이유가 없고 그냥 목 아래가 답답하면 초어 재킷처럼 생겨서 윗 단추 열고 다니면 됨. 넥타이처럼 아무 기능없이 오직 꾸밈을 위해 존재하는 기본 의복 세트에 약간 반항심이 있는 편이고 그런 면에서 라펠을 만들어 놓고 넥타이를 안 매는 경우가 많은 블레이저라는 양식에 대해 시큰둥한 의견을 좀 가지고 있는 편이라 편의적으로 만든 라펠이 있는 옷이라는 모순적 배치에 대한 약간의 불만이 있다. 즉 차려 입을 생각으로 저런 걸 입을 거면 소모사 울로 만든 테일러드 재킷에 실크로 만든 넥타이를 매는 게 나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테일러드 재킷이라면 소모사 울이나 캐시미어 여기서 좀 내려가면 리넨이나 코튼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그냥 클래식 V 존이라는 거 자체에 - 싱글과 더블 브레스트 재킷, 체스터 코트, 폴로 코트 등등 - 약간 불만이 좀 있는 거 같다. 며칠 전에 랄프 로렌 매장 갔다가 리넨 유틸리티 재킷이라는 게 있어서 입어봤는데 꽤 괜찮았다.

 

 

뭐 이건 프렌치 워크 재킷이긴 한데 아무튼 넥타이가 형해화되고 있는 세상에 합성 소재 가지고 V존 같은 걸 굳이 살리는 디자인이란 좀 이상하지 않나 생각함. 그건 그렇고 랄프 로렌은 옷 하나하나 보면 다 괜찮은 데 공식 홈페이지의 스타일링은 언제나 이해가 잘 안 감. 

 

 

이 애매함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왕 바지를 저런 걸 입었다면 유틸리티 재킷을 아예 스포츠 재킷의 대안으로 제시하거나, 아니면 상하의를 캐주얼하게 입어서 유틸리티 재킷이 품고 있는 진중함을 살리거나 하는 게 조금 더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았을까. 재킷 깃은 왜 세우고 BD셔츠 칼라 단추는 왜 풀어놓은거야. 저 조합에 링 벨트도 이상해. 저 스타일링이 향하는 바는 대체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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