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힙스터라는 책을 번역했습니다
정확한 제목은 아빠는 오리지널 힙스터(링크), 라는 책을 하나 번역했습니다. 옛날엔 말이야...가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만(물론 필요한 사람이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가정 아래서) 그래도 어쨌든 이렇게 연이 닿아 이런 책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간단하게 말하면 힙스터들의 많은 아이템들이 예전에 아빠 즉 베이비 부머 세대들이 했던 거라는 이야기를 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빈정대고 있지만 힙스터라는 게 원래 그런 거기 때문에(아빠 세대의 옷을 입음) 약간 부당한 측면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뭐 알게 뭐에요. 양쪽이 다 딱히 무슨 맥락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도 아니고 그러므로 변호를 할 만한 집단은 아닙니다. 자기가 즐겁게 살면 되는 거죠.
그렇다면 이 책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면 어쨌든 이 문화의 옷들은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아 몇 가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요 몇 년 전 유행에서 뭐가 버림 받았고(예컨대 V넥 아메리칸 어패럴) 뭐가 살아남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만 합니다.
책은 여러 아이템을 나열하고, 거기에 맞는 옛날 사진이 몇 장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템에 대한 간단한 설명(믿을 만한 정보는 아니고 다 농담입니다)을 하고 지금 와서 입는 애들을 잠깐 놀리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힙스터 놀리는 힙스터가 책이 된 겁니다. 사실은 텀블러에 올렸던 건데 인기가 많아지면서 책으로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셀렉트한 사진을 보면 역시 뭔가 텀블러 느낌입니다. 책으로 나온 후 (당연하게도) 그 사이트에는 내용이 사라졌습니다.
또 장점이 있다면 책이 예쁘고 귀엽습니다. 어느 날 맘 편하게 뒹굴고 있다가 문득 생각나 책을 뒤적거리며 스페리 톱 사이더나 턴 테이블에 대한 항목 같은 걸 읽고 마음이 내키면 구글에서 더 찾아 보든지 아니면 혹시 하나 구입하게 된다면 그게 이 책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효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옷과 함께 하는 새로운 경험이 시작되는 거니까요.
몇 개의 신문에 이 책에 대한 리뷰가 실렸는데 경향신문(링크)의 소개문 링크를 남겨 놓습니다. 아무튼 모두들 즐거운 패션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