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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티 #FFFFFFT 일본에 시로티, #FFFFFFT라는 브랜드가 있다(링크). 이름 그대로 하얀 티셔츠만 파는 곳이다. 자체 브랜드만 파는 건 아니고 여러 브랜드를 판매한다. 그리고 온라인으로는 팔지 않고 오프라인만 있다. 매장을 찾아가 딱 맞는 하얀색 반소매 티셔츠를 고르는 거다. 처음에 이런 브랜드 이야기를 듣고 이런 게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했는데 벌써 8년 째라고 한다. 여기서는 자체 제품도 종종 내놓는 데 8주년 기념은 재킷과 딱 맞게 입을 수 있도록 만든 티셔츠라고 한다. 이전에 데님과 딱 맞게 입을 수 있는 티셔츠가 나온 적이 있다. 설명을 보면 인도 남부가 원산지인 고급 코튼 수빈 코튼(Suvin Cotton)의 퍼스트 토픽 만을 가지고 일본 텍스타일 메이커에서 만든 면으로 만들었다. 이외 다양한 특징들이 .. 2024. 3. 14.
미우미우의 위민스 테일 #27 책(링크)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패션쇼는 원래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그게 흥하다보니 언론인들도 참가하게 된다. 애플 TV의 더 뉴 룩을 보면 모델들이 여러 동작을 선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말하자면 움직이는 마네킹처럼 보인다. SNS와 유튜브의 시대가 오면서 패션쇼는 생방송 중계도 가능해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면서 무대 장치라든가 퍼포먼스라든가 하는 게 약간 도입은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캣워크 위를 줄줄 걷는 방식은 그때랑 다른 게 별로 없다. 코로나 판데믹의 시대에 패션쇼 관람이 제한되면서 브랜드들은 여러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영화 같은 모습의 컬렉션은 옷이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넓힌다. 이게 어떻게 흘러갈지 조금 기대를 했는데 결론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 2024. 3. 14.
별 생각없이 계속 사는 것들 별 생각없이 계속 사는 것들이 있다. 텀이 길든 짧든 그냥 문제가 생기면 별 생각없이 사는 것들.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도록 해주지만 단종이 되거나 하면 타격이 좀 있는 문제가 있다. 물론 계속 사야하는 게 여럿 있지만 토너나 로션, 핸드크림과 립밤 등은 계속 바꾸게 된다. 아무튼 그냥 똑같은 걸 사고 있는 걸 몇 개 써보자면. 1) 커클랜드의 벌크 가루 원두와 멜리타 1X2 필터 매일 아침에 커피를 한 잔 마신다. 한참 캡슐을 별 생각없이 계속 사서 마셨는데 그 예외없이 매일 같음에 좀 질려버렸다. 코스트코에서 파는 커클랜드의 1.36kg짜리 거대 원통 원두에 멜리타 필터 조합은 비슷하지만 매일같이 뭔가 변화가 좀 있긴 하다. 거대 원통 원두는 뚜껑을 따면 며칠 만에 향이 사라지는데 방습제를 4.. 2024. 3. 9.
패션에 대해 안다는 것 단지 옷 외에도 패션에 대해 이야기할 건 많다. 예컨대 스타일링, 코디네이팅, 유행하는 아이템 등등이 주로 많이 다뤄진다. 그리고 브랜드나 아이템의 역사, 패션의 흐름, 비즈니스의 측면 등도 그렇다. 후자는 수요가 있지만 전자보다 적고 반발도 있다. 내 마음에 드는 걸 입으면 되는거지 그런 게 무슨 소용이 있냐는 거다. 뭐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그 정도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패션을 너무 많이 쳐다보고 있어서 흐름 정도는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어떤 아이템을 보고 마음에 드는 게 생긴 거다.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많다. 트렌디한 패션을 쫓고 있는 이들이 몇 명 만 있어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집단적 지식과 관념이 생겨나고 저게 좋아보이네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이것도 '.. 2024. 3. 9.
2024 FW 2024 FW 패션위크가 대강 정리된 거 같다. 볼만 한 거 몇 개 뽑아볼까 했는데 사실 드라마틱하게 변화를 불러일으킬만 한 건 나올 타이밍이 아닌 거 같긴 하다. 다들 무난하게 나아가는 정도. 전혀 새로운 사람,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야 다시 들썩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워크웨어가 캣워크 위와 거리 풍경 모두에서 대세가 되어가는구나 싶고 테일러드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많이들 고민하고 있는 거 같다. 아무튼 새로운 디자이너의 발굴이라기 보다 이건 그래도 보고 지나가자 싶은 거 세 개 정도만. 디올 프라다 JW 앤더슨 이외에도 언더커버의 내레이션과 패션쇼 조합이 좋았고, 드리스 반 노텐의 조용함도 좋았던 거 같다. 사카이와 미우미우, 물론 K인간으로서 루이비통 피날레에 정호연과 스트레이키즈의 필.. 2024. 3. 8.
작은 차이 유튜브 같은 데를 보다 보면 조금 다른 거 같긴 하지만 누가 알아봐, 그게 그거야 같은 말이 시대 정신이 되어가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뭐 공산품의 시대에 다들 비슷하다. 그러니 싸고 쓸 수 있으면 그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미세한 차이야말로 각각의 제품이 존재하는 이유다. 저런 말을 자꾸 하니까 드러나는 차이도 무시하려는 경향이 만들어진다. 애초에 누가 알아보는 게 그리 중요한 일일까. 자기가 고른 거 남이 쓰나, 자기가 쓰지. 다르다는 사람이 있는데 자기는 모르겠으면 그냥 그쪽에 대해 잘 모르니까 그럴 뿐이다. 바바 나폴리 셔츠의 트위스트 소매 결합(링크)처럼 눈에 띄는 것도 있겠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도 얼마든지 있다. 패션 뿐만 아니라 이어폰, 노트북, 자동차, 의자,.. 2024. 3. 7.
찰스 라이톨러 얼마 전에 덩케르크를 다시 봤었다. 이 영화는 1940년대 즈음 영국 육군, 해군, 공군의 의복과 당시 어부들의 건지 스웨터, 페어 아일 베스트, 왁시드 스목 등등 여러가지를 볼 수 있기도 하다. 럭셔리 매거진에 피셔맨 스웨터에 대한 이야기도 썼으니(링크) 그것도 참고해 주시고. 어쨌든 당시 피셔맨 표준은 건지 스웨터였다. 이 영화의 주요 축 중 하나는 탈출을 돕기 위해 덩케르크로 가는 보트 문스톤의 도슨과 그의 아들 피터 도슨, 조지 밀스의 이야기다. 여기서 도슨은 실제 인물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는데 그분이 찰스 라이톨러다. 1874년 영국 랭커셔의 촐리라는 곳에서 태어난 이분의 인생을 보고 있으니 소위 '대영제국' 시민의 삶이란 어땠을지 대충 가늠해 볼 만 하다. 대략적인 인생 브리핑. 1874년 3.. 2024. 3. 4.
LVMH의 22 Montaigne Entertainment LVMH가 22 Montaigne Entertainment를 발표했다. 간단히 말해 LVMH 소속 많은 브랜드들의 영화, TV, 오디오 등을 제작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생 로랑이 영화 회사를 설립하고, 케링의 오너 프랑소와 피놀트의 홀딩 컴패니 아르테미스가 헐리우드 에이전시 CAA의 주식을 대량 매입해 대주주가 된 것 등이 비슷한 흐름이라 볼 수 있다. 패션 브랜드와 영상, 엔터 사업과의 연계는 아주 오래된 관계지만 이렇게 보조나 활용이 아니라 메인 주자로 활동을 시작한 건 패션 브랜드의 대규모화 진행 이후 이제 그만큼의 자본력과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또한 이 연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래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게 평가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전에도 말했듯 LVMH나 케링 등은 자사 .. 2024. 3. 3.
프라다 2024 FW의 긴 소매 길이 현재의 패션은 대부분 기존의 착장 방식에 대한 반항으로 작동한다. 포멀 웨어, 점잖은 룩에 대한 반항으로 스트리트 패션이나 안티 패션 같은 것도 나오고 또 그런 게 유행이면 그에 대한 반항으로 테일러드 룩이 나온다. 오버사이즈 룩도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기존의 방식을 거슬러 올라가는 현상이다. 그래야 새로운 게 나오니까. 하지만 게중에는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하는 브랜드도 있으니 결국 이렇게 프로스 앤 콘스, 포지티브 앤 네가티브, 현대와 과거, 지속과 반항 이 모든 것들이 섞이게 된다. 누가 맞다, 멋지다 그런 게 아니라 이렇게 섞여 총체적으로 엿보이는 덩어리가 시대의 룩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예전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처럼 스케일이 큰 반발을 하는 곳도 있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눈에.. 2024. 2. 27.
중고, 빈티지, 의류 확실히 중고 옷 시대가 도래를 한게 현대 백화점에 빈티지 매장이 들어섰다고 약간 놀란 게 엊그제 같은 데 이제 이건 흔한 일이 되었다. 성수동, 홍대와 망원동, 서촌 등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발에 치일 만큼 빈티지 매장이 많다. 개인간 거래도 많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아직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콘셉트를 만들어가거나 하는 곳도 있다. 빈티지 매장은 편집샵의 역할과 아카이브의 역할, 컬렉터의 역할 등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긴 하다. 아무튼 중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당연하게도 가격이 옷을 구매해서 입는다는 일반적 상태에서 낮아지면 초과 수요가 생겨난다. 그러면 개인 관점에서 봤을 때 쓸데없는 옷이 많아진다. 게다가 중고 옷 구입은 처음에 시행착오가 좀 있기 마련.. 2024. 2. 23.
다니엘 리의 버버리 2024 FW 다니엘 리의 버버리 2024 FW가 어제 있었다. 이 패션쇼는 가지고 싶은 건 하나도 없지만 왠지 재미있었다. 이런 거 조금 좋아한다. 영상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데 버버리는 말하자면 20세기 초반의 아크테릭스 같은 브랜드였다. 방수에 관한 앞서 나가는 기술로 기능복을 석권해 나갈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북극이나 에베레스트를 가는 탐험가들이 버버리의 개버딘을 입었다. 군대에서도, 아무튼 비가 문제인 노동자들도 입었다. 물론 군대 - 장교 - 귀족 테크트리는 버버리에게 영국 전통의 이미지를 심어줬고 이후 그런 길을 나아갔다. 워크웨어, 밀리터리와의 연계점도 있고 그 헤리티지의 분위기가 챠브나 훌리건 등 서브컬쳐와의 연계점도 만들어냈지만 전반적으로 그런 건 무시하고 앞으로.. 2024. 2. 21.
2024 Met Gala의 드레스 코드 또 멧 갈라의 시즌이 찾아왔다. 멧 갈라는 유명인들의 코스프레 대잔치를 보여주면서 겸사겸사 기금도 얻어내는 뭐 그런 걸로 자리가 굳어가고 있는데 굳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홍보도 하는 이유는 물론 규모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안나 윈투어는 이런 코스튬 대결을 중계를 통해 일종의 경쟁 비슷하게 만들어 내며 규모를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코스프레 대잔치가 성대할 수록 기금은 커지고, 기금이 커지면 대잔치가 성대해지는 선순환을 하고 있다. 슈퍼 셀레브리티가 아닌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구경. 2024년 Met Gala의 드레스 코드는 "The Garden of Time", 공동 호스트는 배드 버니, 젠데이아, 크리스 햄스워스, 제니퍼 로페즈. 발표는 로에베의 JW 앤더슨과 틱톡의 CEO 쇼우지 추가 했다고 .. 2024.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