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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4

LVMH의 22 Montaigne Entertainment LVMH가 22 Montaigne Entertainment를 발표했다. 간단히 말해 LVMH 소속 많은 브랜드들의 영화, TV, 오디오 등을 제작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생 로랑이 영화 회사를 설립하고, 케링의 오너 프랑소와 피놀트의 홀딩 컴패니 아르테미스가 헐리우드 에이전시 CAA의 주식을 대량 매입해 대주주가 된 것 등이 비슷한 흐름이라 볼 수 있다. 패션 브랜드와 영상, 엔터 사업과의 연계는 아주 오래된 관계지만 이렇게 보조나 활용이 아니라 메인 주자로 활동을 시작한 건 패션 브랜드의 대규모화 진행 이후 이제 그만큼의 자본력과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또한 이 연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래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게 평가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전에도 말했듯 LVMH나 케링 등은 자사 .. 2024. 3. 3.
프라다 2024 FW의 긴 소매 길이 현재의 패션은 대부분 기존의 착장 방식에 대한 반항으로 작동한다. 포멀 웨어, 점잖은 룩에 대한 반항으로 스트리트 패션이나 안티 패션 같은 것도 나오고 또 그런 게 유행이면 그에 대한 반항으로 테일러드 룩이 나온다. 오버사이즈 룩도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기존의 방식을 거슬러 올라가는 현상이다. 그래야 새로운 게 나오니까. 하지만 게중에는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고자 하는 브랜드도 있으니 결국 이렇게 프로스 앤 콘스, 포지티브 앤 네가티브, 현대와 과거, 지속과 반항 이 모든 것들이 섞이게 된다. 누가 맞다, 멋지다 그런 게 아니라 이렇게 섞여 총체적으로 엿보이는 덩어리가 시대의 룩이라 할 수 있다. 아무튼 예전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처럼 스케일이 큰 반발을 하는 곳도 있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눈에.. 2024. 2. 27.
다니엘 리의 버버리 2024 FW 다니엘 리의 버버리 2024 FW가 어제 있었다. 이 패션쇼는 가지고 싶은 건 하나도 없지만 왠지 재미있었다. 이런 거 조금 좋아한다. 영상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데 버버리는 말하자면 20세기 초반의 아크테릭스 같은 브랜드였다. 방수에 관한 앞서 나가는 기술로 기능복을 석권해 나갈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북극이나 에베레스트를 가는 탐험가들이 버버리의 개버딘을 입었다. 군대에서도, 아무튼 비가 문제인 노동자들도 입었다. 물론 군대 - 장교 - 귀족 테크트리는 버버리에게 영국 전통의 이미지를 심어줬고 이후 그런 길을 나아갔다. 워크웨어, 밀리터리와의 연계점도 있고 그 헤리티지의 분위기가 챠브나 훌리건 등 서브컬쳐와의 연계점도 만들어냈지만 전반적으로 그런 건 무시하고 앞으로.. 2024. 2. 21.
이중의 접근 최근 르세라핌의 Good Bones 티저 이후 팬츠리스가 다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다시라는 말은 좀 이상한데 주류 패션에서는 스윽 지나가는 느낌이지만 주류 세상에서는 또한 여전히 관심의 초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있을 때 패션 세상과 현실 세상 간의 거리감 같은 걸 느끼게 된다. 국내에서 더 유난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심심해서 들춰본 몇 나라의 리액션 영상을 보면 다른 나라도 아주 크게 다르진 않은데 이게 오타쿠 특인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패션에서 노출과 가격은 여전히 패션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화제의 내용이구나 다시금 느낀다. 물론 패션의 시대(링크)를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지금의 이런 흐름을 그다지 환영하진 않는다. 차라리 1996년에는 보면서 새롭고 신선하다고 즐거워했겠지만.. 2024. 1. 28.
언더커버 2024 FW, Wonderful and Strange 언더커버의 2024 FW는 약간 뜬금없게도 데이빗 린치의 트윈 픽스와의 콜라보다. 왜 갑자기 이제와서 트윈 픽스인가 싶기는 하지만 원래 그렇게 뜬금없는 게 인간의 상상력, 혹은 기획력이기도 하다. 나만 해도 몇 년 전에 문득 생각이 나 트윈 픽스 시리즈를 정주행한 적이 있다. 그때 트윈 픽스를 정주행하게 된 이유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 영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트윈 픽스의 Laura's Theme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안젤로 바달라멘티가 설명해 준다. 2022년에 세상을 떠나셨다. 트위터에 이런 이야기를 올렸던 기억이 있음. 유튜브의 추천 영상 같은 걸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이 결국 기억의 우발적 재구성에 기반해 이뤄진다는 생각에 조금 더 확신을 준다. 창조력이 인간만 할 수 있는 고.. 2024. 1. 24.
사바토 데 사르노의 구찌 남성복 2024 FW 며칠 전에 사바토 데 사르노의 구찌 2024 FW 컬렉션이 있었다. 일단 이야기를 할 점은 저번 여성복 컬렉션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났지만 '모두의' 패션의 시대는 끝이 나려고 하고 있다. 남성들에게 봄버와 스니커즈를 신기는 것보다 델리킷한 테일러드 슈트에 핸드백을 들게 하는 게 더 낫고 그러므로 패션은 다시 이런 걸 입을 수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분명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약간 재미있는 점은 LVMH 쪽은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남성복, 니고의 겐조 이런 식으로 여전히 스트리트, 하위 문화의 패션을 가져다 고급 패션으로 만드는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로 하위 문화의 패션을 주류에 올려놓는 걸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구찌였기 때문에 지금 선제적으.. 2024. 1. 14.
루이 비통 + 프랭크 게리, 아트 바젤 2023 루이 비통 + 프랭크 게리 컬렉션이 나온다. 마이애미의 아트 바젤 2023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패션 제품의 권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예술가와의 협업은 전통적이고 이제는 딱히 새로울 건 없다. 하지만 영역의 확장은 양쪽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므로 새로울 게 없다고 해서 그냥 지나칠 이유도 없다. 이렇게들 하는구나 하는 걸 목격하는 게 이런 컬렉션을 대하는 이유라 하겠다. 이런 협업에 대한 의견은 책 "패션의 시대 : 단절의 구간"을 참고해 주세요(링크). 여러분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합니다! 전반적으로 프랭크 게리의 2014년 작업들, 루이 비통과의 기존 협업에서 많은 걸 가져왔다. 전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 스케치. 그리고 참고로 봐둘만한 프랭크 게리의 작업 이미지. 2014년 루이 비통 윈도우 디스플레.. 2023. 12. 8.
착장의 엄격함 옷이야 누구나 입으면 그만이지만 한계가 있는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대략 3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즉 좀 차려입어야 하는 정도, 엄격 - 적당히 차려입으면 되는 정도, 중간 - 아무렇게나 입고 다녀도 되는 정도, 느슨이 있겠다. 여기서 차려입어야 하는 정도는 아무래도 정장을 입어야 하는 단계다. 겨울 아우터라면 당연히 코트다. 그리고 마지막 아무렇게나 입고 다녀도 되는 정도에도 코트가 포함될 수 있다. 어차피 아무렇게나 입고 다녀도 된다는 데 트레이닝 셋업에 코트를 입든, 정장 위에 다운 패딩을 입든 상관없다. 미국 Polar Vortex 시기 출근길 착장 풍경 중간이 문제다. 그리고 여기에는 시대상이 담겨 있다. 예전에는 적당히 차려입는다고 해도 정장이었다. 오래 전이지만.. 2023. 12. 6.
매튜 윌리엄스가 지방시를 떠났다 매튜 윌리엄스가 지방시를 떠났다. 스트리트 기반의 미국 디자이너들이 유럽 브랜드의 요소요소에 들어갔고 그중 대표적인게 아마도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이나 1017 Alyx 9SM의 매튜 윌리엄스가 지방시를 맡게 된 걸텐데 결과가 그다지 신통치는 않다. 자기 브랜드나 나이키 콜라보 같은 데서 보여줬던 잠재력을 대형 브랜드에서 잘 드러내지를 못한다. 겐조의 니고 같은 경우는 약간 다른데 니고가 오랜 브랜드 운영과 나름 대단했던 흥망성쇠를 겪은 경험이 있고 니고의 일본 - 미국 아카이브를 겐조의 일본 - 프랑스 아카이브에 결합을 시도하면서 나름 재미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밤 사이에 프랑스 디자이너 하우스를 맡게 된 사람이 아님. 이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를 했지만 스트리트 패션이 풀 컬.. 2023.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