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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08

포터 가방의 경년 변화 포터 가방 홈페이지를 보면 금속 패스너 부분이 쉽게 도장이 벗겨지도록 만들어 놨다고 되어 있다. 경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사실 탱커 시리즈를 비롯해 많은 시리즈가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 소재로 되어 있는데 이런 소재는 색이 흐리멍텅해지며 꽤 지루하게 나이를 먹는다. 면 데님이나 캔버스 같은 박력은 없음. 이런 걸 나름 재미있어 할 수도 있긴 하지만 변화가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방면으로 인기를 끌만한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터는 쇠장식류에다가 의도된 탈색 유도를 넣어놔서 조화를 시켜놨다. 가능한 쉽게 만날 수 있는 와비 사비. 과정의 지리함은 역시 쉽지 않기 때문에 청바지 같은 경우에도 요즘엔 아주 빠른 시간 안에 한꺼풀 벗겨지면서 나름 괜찮은 모습이 나오도록 되어 있는 경우.. 2022. 11. 24.
연이 닿지 않는 칼하트 얼마 전에 잔뜩 가지고 있는 필슨의 옷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이렇게 연이 잘 닿은 옷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연이 닿지 않는 옷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표적인 게 칼하트다. 칼하트 옷은 거의 가지고 있는 게 없다. 어쩌다 눈에 띄어 급작스럽게 사들였던 것도 사이즈나 용도 등의 문제로 방치되어 있는 것도 있고 팔아버리기도 했다. 어지간하면 옷은 꼭 쥐고 있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 아무튼 왜 연이 잘 닿지 않는가를 생각해 보면 가격의 문제가 크다. 국내 중고 시장에서 요 몇 년 간 필슨은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었고 칼하트는 과대 평가되는 경향이 있었다. 필슨의 울 매키노 크루저와 칼하트의 디트로이트가 비슷한 가격, 혹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으면 그냥 필슨을 향해 버리.. 2022. 11. 23.
필슨 매키노 크루저의 비밀 여기서도 몇 번 말한 적 있지만 필슨의 매키노 크루저 자켓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옷을 4벌이나 가지고 있는 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26온즈 시대와 24온즈 시대, 윕코드 시절, 플래드와 솔리드, 안에다 뭘 입기 위한 사이즈와 겉에다 뭘 입기 위한 사이즈 어쩌구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물론 모두 중고로 구입해서 4벌 가격을 다 합쳐도 현행 모델 정가도 되지 않기는 한다. 그래도 분명 무리한 지출들이었고 구입을 할 때마다 힘든 시절을 맞이해야 했다. 그렇다고 뭘 처분하자 하면 마땅히 그럴 만한 것도 없다. 초봄과 늦가을로 착용 시기가 무척이나 한정되어 있는데도 모두 꼭 붙잡고 있다. 이런 와중인데도 만약 괜찮은 가격에 상태 좋은 올리브 + 블랙 플래드 M~XL이 나타난다면 어떨지 자신이 없다.. 2022. 11. 20.
옷을 고르는 이유 어떤 옷을 고르고 입는 이유는 사람마다 각자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날씨에 맞서 싸움, 평정심의 유지, 경험의 축적, 궁금함, 혼자 진행하는 작은 실험 등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중 궁금함과 작은 실험이 약간 문제인데 집에 자꾸 이상한 옷들이 늘어난다. 이게 내 일이라니까 라는 생각에 합리화를 하지만 그게 정말일까 하는 자신을 향한 의심이 사라지진 않는다. 일상을 구축하는 패션은 자원을 탕진하고 기한이 짧다는 점에서 미식과 비슷한 점이 있다. 하지만 미식은 먹으면 사라지기 때문에 말끔하고 좋은데 패션은 옷이라는 잔여물이 남는다는 문제가 있다. 여행지 호텔의 1회용 칫솔처럼 비록 1회용이지만 형체는 멀쩡히 남아있어서 계속 쓸 수는 있다. 게다가 이 옷이라는 게 수명이 상당히 길다. 이 전환을 잘 만들어.. 2022. 11. 9.
울 롱코트 이야기 울 롱코트는 확실히 예쁘게 생긴 옷이다. 특히 발마칸. 커다란 래글란 어깨의 싱글 코트는 생긴 게 전해주는 아늑함 같은 게 있다. 어렸을 적엔 아쿠아스큐텀 라이센스의 울 롱코트가 하나 있어서 정말 열심히 입고 다녔었다. 지금 따지고 보니 한 20년은 넘게 입었던 거 같은데 담배 구멍도 여럿 나고 안감도 해지고 하다가 버렸다. 요새 같았으면 어떻게든 꼭 쥐고 이불로라도 썼을 거 같은데 뭐든 버릴 수 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다. 아무튼 요새 이런 거 없나 하고 다시 찾고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솔직히 살 거 같지는 않다. 위 사진은 일본의 빈티지 매장에서 판매중인 버버리 80년대 버전. 팔린 거 같다. 사실 80년대, 90년대 이런 거 잘 모르면 대충 쓰는 경우가 많은 거 같긴 하다. 은근 요 몇 년 전에 나온.. 2022. 11. 3.
버튼 플라이와 지퍼 플라이 일단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며칠 간 패션붑 접속이 어려웠습니다. 알다시피 SK 데이터 센터의 화재와 불이 날 줄은 모르고 대비를 하지 않았다는 카카오의 합작입니다. 사이트의 안정이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간만에 왔다가 아무 것도 없는 빈 화면 만 보거나 템포러리 어쩌구, 혹은 다른 에러 메시지를 보신 분들께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도 완벽하게 되는 거 같진 않고 PC뷰로도 모바일로만 보이네요. 곧 정상화가 되겠죠. 기다리는 거 말고는 수가 없네요. 바지 앞 부분을 고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버튼 플라이와 지퍼 플라이가 있다. 말 그대로 단추 고정과 지퍼 고정이다. 아무래도 버튼이 더 오래된 방식이고 지퍼가 나중에 나온 방식이긴 하다. 참고로 지퍼는 1893년 시카고에서 열렸던 월드 페어에서.. 2022. 10. 18.
립스톱, 트윌, 헤링본 면은 상당히 다양한 원단으로 만들어지는 데 밀리터리 계열로 대표적인 게 립스톱, 트윌, 헤링본이다. 이외에도 옥스퍼드(셔츠의 그 옥스퍼드, M65 피시테일 파카의 쉘이 코튼-나일론 혼방 옥스퍼드다. 촘촘한 타입이라 방풍 능력이 예상보다 좋음), 데님(아주 예전 군대 제품들, 잘 안 씀, 데님은 마찰에 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등등 여러가지가 있다. 위에 적은 단어는 직조 방식, 즉 가로실과 세로실을 꿰는 방식이기 때문에 꼭 코튼으로만 하는 건 아니다. 코튼 - 나일론 혼방도 가능하고 나일론으로만도 한다. 트윌의 경우 코튼만 써서 만든 걸 드릴(drill)이라고 하기도 하는 데 이것도 세로 무늬가 선명한 걸 드릴이라고 하기도 하고 막 혼용되어서 사용됨. 위에서 말한 것들은 생긴 거 보면 된다. 원본이 무엇으.. 2022. 9. 28.
M65 피시테일 부분부분 피시테일이 올해도 유행할 지는 모르겠다. 작년에 지나치게 많이 보였으니 지나갔겠지. 이런 옷은 어차피 스테디 아이템이 되어 있긴 한데 지난 몇 년의 유행이 지난 덕분에 매물 가격이 그나마 좀 내려간 거 같긴 하다. 그래도 여전히 예전에 고민하던 때에 비하면 많이 비싸다. 이런 걸 가지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가능한 빨리 가져오는 게 답이긴 하다. 하지만 이게 또 빨리 사놓으면 차츰 더 마음에 드는 매물을 만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여러 개 가지게 되는 문제가 있다... 어쨌든 찾는 사람의 수가 비슷하게 유지되어도 시간이 흐를 수록 상태 좋은 매물 수는 줄어들게 되어 있어서 아주 많이 내려갈 거 같지는 않은데 가격 동향 예측 같은 건 정말 못함. 이 옷에 대해 선호하는 몇 가지 디테일을 가진 제품을 오랫동안.. 2022. 9. 23.
데님 트러커의 모습 짧은 길이에 옆으로 넓은 데님 트러커, 데님 자켓이라는 게 사실 거의 고만고만하게 생겼는데 몇 가지 원형 같은 게 있다. 대표적인 게 리바이스, 리, 랭글러 같은 브랜드. 데님 가지고 만든 워크웨어 계열로 리의 91-J나 칼하트의 데님 디트로이트 등등 몇 가지가 있긴 한데 여기서는 그냥 간단히 데님 자켓의 표준 모형 정도. 리바이스 3rd 트러커 모델. 데님 트러커가 셔츠 분위기에서 자켓 분위기로 가는 과도기의 마지막 즈음이라 할 수 있는데 주머니 없는 것과 있는 게 있다. 이렇게 생긴 게 역시 가장 많지 않을까 싶은 대표적인 모습. 이런 건 506XX. 초창기 모델. 주머니 하나 있는 게 가장 오래됐고 그 다음 두 개, 그 다음이 맨 앞에 나온 제품 식이다. 이 자켓은 리바이스 좋아하고 데님 트러커 좋.. 2022.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