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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109

젠더 투명성 물론 이건 학문적인 논의가 아니고 패션에서의 유행이다. 하지만 이번 도미노에서 칼 라거펠트의 페미니즘 패션쇼에 대해 쓸 때 말했듯 트렌드는 일반 대중들의 취향과 선호 사이에 상호작용을 하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에 젠더리스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쓴 적 있는데(링크) 케이틀린 제너, 에디 레드메인 등을 거치며 메인스트림을 툭툭 건들고 있다. Candy 매거진은 5주년 기념호에서 남성, 여성, 젠더 뉴트럴 모델들을 담았다. 이 추세는 간단히 말해 젠더를 투명하게 만드는 거다. 얼마 전 VMA에서 마일리 사이러스 뒤에 서 세상이 지금 끝나듯 흥겹게 춤을 추던 게이 디바들(링크),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구찌 패션쇼(링크)에서 할머니스러운 시골 룩 사이에서 걸어나오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 2015. 9. 13.
유니클로 청바지는 어디로 가고 있나 유니클로 청바지가 2015년 가을을 맞아 RE-JEAN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바자와 함께 화보도 찍었나 보다(링크). Re-Jean이 뭔가 찾아보면 간단히 말해 기존에 있던 청바지들 - 스트레이트, 슬림, 보이프렌드, 셀비지 등등 - 에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기능을 더한 거다. 기능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피트 라인의 개선부터 시작해 히트텍을 넣는 거까지 다양하다. Jean 혁신 페이지에 나온 다양한 제품들(링크). 한국 홈페이지에는 왜인지 안 나와있지만 배 부분 쉐이프(스마트 쉐이프 밴드)가 허리 라인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예전부터 캐주얼 패션 브랜드로써는 드물게 기능에 대한 부분을 매우 강조해 왔다. 히트텍이나 드라이 EX 같은 제품 써 놓은.. 2015. 9. 11.
패션 디자이너와 케이팝 아이돌 며칠 전에 팟캐스트 녹음 소식을 전했었는데(링크) 거기서 말했던 내용에 대해 생각나는 게 있어서 붙여본다. 이야기에서 패션 산업의 현재 모습에 대해 한국에서 케이팝 아이돌을 내놓는 연예 기획사와 비교해서 말한 부분이 꽤 많다. 아무래도 패션에 대해 잘은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방송이라 그나마 알기 쉽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렇게 말하긴 했는데, 사실 비슷한 부분이 꽤 많고 점점 더 비슷해 지고 있다. 우선 전반적인 측면에서 대형 기획사, 패션의 경우 대형 회사 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예컨대 노래 잘하고 춤 잘추는 재능만 가지고도 충분히 해나갈 수가 있었는데 요즘 그렇게는 결코 쉽지가 않다. 대형 회사에서는 보다 정밀하게 이미지를 만들고 마케팅을 한다. 패션도 마찬가지로 커다란 회사가 여러 브랜.. 2015. 9. 9.
두루미기행이라는 팟캐스트를 녹음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두루미기행이라는 팟캐스트를 녹음했습니다. 여기(링크)에서 들을 수 있고 아이폰이라면 Podcast 앱에서 두루미기행이라고 검색하면 나옵니다. 시리즈로 이어져 오고 있는 건데 제가 참여한 편의 제목은 "패션의 중세화 대담"입니다. 16의 1편과 2편 두 개로 합치면 한시간 반 정도 되네요. 루엘 피처에디터 박찬용, 변호사 이승환, HBR Korea 에디터 조진서 그리고 저까지 4명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선 맥락을 잠시 설명하자면 두루미기행 팟캐스트에서 대담을 하다가 세상이 근대->현대->미래로 가지 않고 뭔가 중세스럽게 되어 간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증거는 계층의 고착화, 양극화 같은 것들이지요. 그리고 패션 쪽에서도 그런 면이 보이지 않나... 해서 제가 참여해서 .. 2015. 8. 30.
드레스 코드 도미노 07호가 나올 때가 되었으니 적어봅니다. 이번 호에도 다양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잔뜩 실려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9월 중에는 나올 거 같습니다. 아직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는데 9월에 컴백한다는 에프엑스 같은 대그룹도 아직 오피셜 컴백일자 발표를 못하고 있는데 다들 사는 게 그렇겠죠... 어쨌든 이 글은 드레스 코드에 대해서 뭔가 쓰려다가, 그런 게 뭔 소용이냐로 턴했다가, 이번 도미노 07호에 제가 쓴 글과 어디선가 아련하게 겹치는 지점이 있는 그런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심심할 때 이걸 읽어보시고, 도미노 07호가 나오면 그것도 읽어보시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래 써 놓았던 게 두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둘로 나눴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다음에 또 올리죠. 드레스 코드는 하나의 문.. 2015. 8. 28.
패션에 대한 태도, 그 무력함 요새 왜 패션에 대해 이렇게 무력함(혹은 무기력함 또는 무상함)을 느끼는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잡담이다. 사실 이런 류의 잡담을 요 몇 년 안에 이 곳에 몇 번 끄적인 적 있는 데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므로 그 연장선이다. 근데 태도 하니까 미스피츠의 애리튜드가 생각나는군.. 소 퍼킹 애리튜드, 인사이드 유어 피블 브라인 데어스 프라버블리어 호어, 잎 유 돈 셧 유어 마우스 유 고나 필 더 플로 어... 중고딩 때 마냥 외워가며 듣던 가사의 생명력은 이토록 길다. 여튼 단순 도식화를 해보자면. *같잖은 패션을 본다 -> 잘 팔린다 -> 와, 잘 됐네, 욕봤다. *같잖은 패션을 본다 -> 잘 안 팔린다 -> 아유, 좀 잘하지, 담 번엔 화이팅. *등산복 -> 그거 편하지, 사실 남이사 뭘 입든 벗든 .. 2015. 6. 10.
중년의 럭셔리 흥청망청, 논쟁과 논란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무대나 찔러대고, 낭비와 방탕이 라벨에 붙어있는 실에도 스며들어 있는, 주로 20, 30대를 위한 럭셔리 패션이 현대 사회에서 하이엔드 패션이 맡고 있는 롤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생각은 한다. 귀족 부인들을 위한 장인 패션에서 2차 대전과 경제 위기를 거치며 변한 건 아마도 그런 것들이다. 즉 이는 대량 생산 체제의 완성과 더불어 그 반대쪽에서 방탕을 휘두룰 수 있는 나이대의 변화에서 기인한다. 그렇지만 이런 공들인 패션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사실 이건 큰 문제가 아니다), 본격적으로 구색을 맞춰(이게 문제다) 소비할 수 있는 본격적인 나이대는 아무래도 30대 후반은 넘어서야 하고 40대와 50대가 메인스트림이다. 그러므로 최근의 개인적인 관심사도 대량 생산.. 2015. 3. 23.
국제 여성의 날 3월 8일은 국제 여성의 날이었다. 여성의 날이라고 보통 말하는데 International Women's Day, 그리고 위키피디아 항목도 국제 여성의 날(링크)로 되어 있는 거에 맞춰서 제목을... 여하튼 많이들 알고 있는 날이겠지만 혹시나 딱히 날짜를 인지하고 있지 않아도 트위터 같은 걸 하면 알 수 있을 만큼 #WOMENSDAY2015 #NOTTHERE #INSPIREWOMEN #NOCEILING 등의 많은 해시태그들이 트위터 타임라인을 매웠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날 은 물론이고 얼마 전부터 시작된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 선언과 함께 하는 해시태그 등 여성의 날에 대한 트윗들이 많이 올라왔다. 위 해시태그들 중 #NOTTHERE에 대해서는 여기(링크)를 참조. #나는페미니스트입니다 에 대해서는 여.. 2015. 3. 9.
크리에이티브 위트니스 모스키노 2015 SS를 보다가 문득 크리에이티브 위트니스, 혹은 그 비슷한 것들을 하던 예전 사람들을 기억해 본다. 연예인과 똑같이 인지도와 매출은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르다. 어 페티시 포 뷰티! 1998 SS W<라는 라벨은 사라졌지만(예전에 갤러리아 건너편 골목 안에 모아놓고 파는 곳 있어서 자주 구경갔었는데..) Walter van Beirendonck는 여전히 활동중이다. 예전만 못한데 여전히 삐딱하다. / 카스텔바작은 뭐 / 모스키노는 프랑코 시절이 제일 좋기는 했다. 이태리 패션의 유머라는 건 확실히 유니크하다. 제레미 스콧가 가장 훌륭한 디자이너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확실히 잘 하는 사람이다. 프랜차이즈의 느낌은 이태리 스럽진 않지만 뭐 이해할 만하다. 모스키노는 말하자면 꽤 훌륭한 예능.. 2014.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