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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109

오랫동안 입은 옷 이야기 얼마 전 한국일보 칼럼에 "옷을 오랫동안 입는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으니 못 보신 분들은 다들 읽어주시길 바라며 :-) 기사보다 약간 더 텀이 긴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게 칼럼이라지만 사실 옷을 오랫동안 입는 즐거움이라는 건 평생 따라다닐 수도 있는 이야기다. 패션이 주는 즐거움이 있고 옷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이 둘은 다르다. 물론 패션에도 "잘 만듦" 혹은 트렌디해서 산 건데 입다 보니 정이 들었음 같은 게 있다. 옷도 마찬가지로 무리 없이 오래 입을 수 있을 거 같거나 또는 매번 쓰던 거라 샀는데 알고보니 트렌드 세터가 되어 있다든가... 하는 일이 드물지만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야구 모자와 스냅백의 관계를 들 수 있다. 남들이 뭐라 하든 야구 모자를 선.. 2017. 6. 13.
생산자적 관점, 혹은 비 소비자적 관점 그냥 생산자 관점이라고 말해버리면 오해의 여지가 좀 있기는 한데.. 여튼 나 같은 경우 마케팅, 순이익 같은 데 그렇게 큰 관심이 없으면서 주로 이야기하는 패션, 아이돌에서 예컨대 생산자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이와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 있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써본다. 잡지 SYSTEM 2호를 보다가 이들이 기사를 쓰는 방식을 보다보니 할 말이 조금 생기기도 했고. 여기서 생산자 적 관점이란 예컨대 어떤 노래를 듣고 내가 좋으면 되지(리스너의 올바른 태도다)에서 벗어나 1위를 할 수 없는 현 구조적 상황(사실 그게 무슨 상관이냐) 같은 걸 이야기 하는 뭐 그런 건데... 이건 패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라면 그 상표가 랑방이든 루이 비통이든 사실 별로 상관이 없는.. 2017. 5. 8.
임시적 균형의 지속 이번 칼럼(링크)에 덧붙이는 이야기 하나 더. 짧은 지면에 맞추다 보니 세 단락 정도의 내용을 하나의 단락으로 압축했고, 그랬더니 문장이 너무 꼬여서 기자님의 요청에 따라 좀 더 정리하다가 아예 없애버렸다. 이걸 따로 하나의 칼럼으로 구성하는 건 불필요한 일이라 생각되니 이 자리에 써 본다. 혹시 나중에 관련된 일이 생긴다면 또 쓸 수도 있겠지만. 칼럼에서는 여성 디자이너들이 상업적, 전략적, 시대 변화에 맞춰 늘어나고 있는 추세고 특히 LVMH 같은 큰 회사가 빅 네임의 하우스에 여성 디자이너를 임명하면서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썼다. 한정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여성 디자이너가 여성의 옷을 만드는 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특히 하이 패션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여성이 여성의 옷을.. 2017. 4. 6.
한국일보에 입기, 읽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일보에 "박세진의 입기, 읽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시작했습니다. 격주 간격이고 수요일에 게재됩니다. "입기, 읽기"라는 제목은 마음에 드는데 적어 놓고 보니까 옷과 책에 관한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물론 패션을 읽어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소는 여기(링크)입니다. 첫 번째는 이번 구찌 패션쇼를 중심으로 젠더리스의 경향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구찌 2017 FW 티저 영상 중 캡쳐(링크). 아직 칼럼을 어떤 식으로 저길 꾸려 나갈지 명확한 그림을 그리진 않았지만 (그런 걸 그리는 게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 식의 전략적 접근을 하는 타입의 인간이 아니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습은 패션과 옷에 대해 이 나라가 가지고 있는 반감, 벽,무관심 같은 걸 좀 바꾸고 이게 삶.. 2017. 3. 2.
2017년 이곳의 스트리트 패션 2017년 새해를 맞이하며 GQ 1월호에 이런 이야기를 썼습니다. 지금 이곳의 스트리트 패션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서 월드와이드 스트리트 패션이 어디서 와서 어떻게 되었고 여기에 어떤 식으로 들어왔는지, 그리고 이게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고 여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거 같은지, 그렇다면 2017년의 한국의 스트리트 패션은 어떤 경향을 보일지...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뭐 각론은 사실 저도 알 길이 없고 좀 더 커다랗게 바라보고 우리 함께 이 변화를 느끼고 즐겨보자는 취지로 썼습니다. 그리고 이걸 즐기기 위해 뭘 좀 준비하자... 는 이야기도 살짝 덧붙였습니다. 패션의 움직임과 변화는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 움직임 자체가 즐거운 구경거리이기도 하죠. 기회가 되면 읽어보시고 다가올 2017년의 .. 2016. 12. 29.
패션 vs. 패션이 올해의 책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패션 vs. 패션(링크)이 GQ에서 선정한 2016년의 책 10권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기사는 여기(링크)에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활동을 정리하는 곳이니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저 기사가 12월에 올라왔고 우연히 트위터에서 봤는데 이후 별 생각없이 1월호에 실릴테니까 거기서 봐야지~ 하고 딩가딩가 놀았습니다. 근데 1월호를 보니 없군요. 생각해 보면 2016년의 책 정리니 당연히 2016년의 마지막 호인 12월호에 실렸겠죠... 여튼 그래서 그냥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 캡쳐를. 이 기사를 보니 여러가지 감상과 사념이 생겨나지만 어쨌든 쓸데없는 짓을 한 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2016. 12. 29.
타인의 착장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어쨌든 어떤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은 그만의 세계다. 그가 어떤 삶의 과정을 지나쳐서, 어떤 기쁨이나 좌절을 거쳐 지금 저 옷을 입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혹시나 그런 기회가 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경청할 뿐이다. 현대의 패션에 옳은 길은 있을 수 없고 이런 방식과 저런 방식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옷 앞에서는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잘잘못을 논할 이유도 애초에 굳이 간섭을 할 이유도 없다. 다만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식들 그리고 혹시나 좀 더 파고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모두가 조금 더 즐거워질 수 있는 게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2016. 12. 10.
몇 가지 의문에 대한 대답 혹은 보충 제가 썼던 책(링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북 토크도 취소되었고 트위터에서 링크도 안하고 있지만 종종 검색은 해보고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 지 알아야 다음에 혹시 책을 쓸 기회가 있다면 참고를 하고 보충도 하고 발전을 하겠죠. 뭐 책의 구조나 내용, 숨겨진 의미(있다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책을 쓴 사람 입장에서는 좀 폼나는 거긴 하고 그래야 되는 거긴 하는데 그런 논의가 일어날 상황은 전혀 아니고 + 지금 나와 있는 책도 다 사라지고 나면 어떻게 될 지 오리무중이고 + 등등 여러가지가 얽혀 있기는 한데 그냥 몇 가지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별개로 의문 등을 가지신 분들이 과연 여기를 보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1) 유니클로의 콜라보레이션 : 유니클로의 콜라보레이션은 대부분 .. 2016. 11. 24.
도넛 버튼이 왜 득세하고 있는가 얼마 전 썼던 이야기에서 예고 했던(링크) 도넛 버튼 이야기다. 도넛 버튼이라는 건 가운데가 뚫려 있거나 파여 있는 단추를 말하는 데 생긴 걸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데님으로 만든 옷은 애초에 험한 환경에서의 작업복이었고 그 옷을 튼튼하게 고정시키기 위한 리벳이 있었고, 또한 역시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금속 단추를 사용했다. 보통 리벳은 구리, 단추는 철을 사용했었다. 위 사진에서 왼쪽에 있는 게 평시의 리바이스 철제 단추다. 이건 요즘도 쓰이고 수많은 데님 브랜드 단추의 표본이 되었다. 그러다가 세계 대전이 났고 이 대형 전쟁에 각국이 참전하면서 수많은 물자가 필요하게 된다. 그러면서 민간 의류에 대한 물자 규제가 시작되었다. 예컨대 영국에서는 CC-41이라는 물자 규제를 준수한 보급형 라벨이 나.. 2016.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