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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109

패션이 시대 이야기 5, 지속 가능한 패션 이번 건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경우 들춰볼 만한 책의 소개. 지속 가능한 패션이라는 말은 사실 모순적이고 실현도 불가능하다. 애초에 병치가 되는 단어의 조합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건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뭐든 그러하듯 트렌드의 하나로 존재하고, 또 다른 일부에서는 삶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어느 쪽이든 그렇게 자연스럽지는 않다. 예컨대 트렌드로 존재하는 쪽은 이건 그냥 멋지기 때문에 입는 것 중 하나고 그걸 보고 따라하는 식이다. 삶의 방식의 경우 현대 문명과 어울리는 게 쉽지 않다. 아주 쉽게 극단주의로 흘러간다. 그럼에도 이걸 어떻게 하긴 해야 하는데 두 가지 정도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이게 멋지게 보이는 것. 셀레브리티나 인플루언서가 재산 증식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을 .. 2024. 2. 6.
패션의 시대 이야기 4, 버질 아블로 책 패션의 시대 : 단절의 구간(링크) 관련 이야기 4번째로 버질 아블로. 이번에도 시청각 자료. 버질 아블로는 파이렉스 시기, 오프 화이트 시기, 루이 비통 시기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책 앞 부분에서 이야기했던 오프-화이트 + 아크테릭스는 이 영상을 보면 된다. 버질 아블로 시절의 루이 비통은 이거 정도 보면 되지 싶다. 어쨌든 알레산드로 미켈레, 뎀나 바잘리아, 버질 아블로는 패션 판을 바꾸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경로 의존성이 생각보다 굉장히 강하긴 해서 그 변화의 탄성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니고 고급 패션이 원래 하던 일, 나와바리라는 건 이미 달라졌다. 2024. 1. 15.
패션의 시대 이야기 3, 뎀나 바잘리아 이번에도 패션의 시대 : 단절이 구간(링크) 관련 시청각 자료. 첫 챕터에서 다룬 알레산드로 미켈레 - 구찌, 뎀나 바잘리아 - 발렌시아가, 버질 아블로 - 루이비통 중 두 번째 뎀나에 대한 자료들이다. 뎀나 바잘리아의 패션 시대는 앤트워프 시절(바이렌동크 - 쇼룸 오픈 - 마르지엘라), 루이비통, 베트멍, 발렌시아가 이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중 뎀나의 패션 세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건 역시 베트멍 시절부터다. 물론 베트멍은 창작 집단이라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첫번째 컬렉션 FW14-15는 파리의 갤러리에서 프리젠테이션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첫번째 패션쇼는 15SS 발렌시아가에서의 데뷔 컬렉션은 2016년 3월에 열린 2016FW였다. 참고로 볼 만 한 것들, 남성복 2018SS 2020SS 20.. 2023. 12. 27.
패션의 시대 이야기 2, 알레산드로 미켈레 이번에는 시청각 자료. 전혀 본 적이 없이 글로만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개인적인 호기심이 있기는 한데 그래도 거기서 말하는 이미지를 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보는 건 또 귀찮은 일이고. 2015년 1월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그달에 열릴 남성복 패션쇼의 임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달라는 요청을 수락했고 전임 프리다 지아니니의 컬렉션을 개조할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받는다. 그리고 그달에 당시까지의 구찌와 전혀 다른 새로운 구찌를 선보인다. 이 패션쇼는 “new Gucci: nonconformist, romantic, intellectual”라는 표제를 달았고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정식으로 구찌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다. 그리고 한달 뒤 여성복 컬렉.. 2023. 12. 20.
패션의 시대 이야기 1, 경계 내놨던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일종의 시리즈.. 라고 하기에는 부정기적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만 아무튼 못했던 말, 더 붙이고 싶은 말, 좀 자세히 하고 싶은 말, 되짚어 보고 싶은 말 이런 것들을 가볍게 써보려고 합니다. 물론 패션의 시대 말고도 나온지 좀 되긴 했지만 레플리카나 패션 vs 패션, 일상복 탐구 그리고 아메토라나 빈티지 맨즈웨어 같은 책을 번역하면서 생각났던 이야기 등도 나올 수 있겠죠. 뭐든 여기서 책 제목을 검색하면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되었든 최근간 패션의 시대 : 단절의 구간(링크)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패션은 옷을 넘어섰다. 가방이나 신발, 주얼리는 물론이고 먹는 것, 앉는 곳, 쉬는 곳까지 눈에 띄고 손에 닿는 모든 게 패션의 범주 안에 들어가.. 2023. 12. 14.
청담동 쇼핑 스팟의 형성 예전에 썼던 것. 약간 덧붙였던 것들은 여기(링크) 참고. 1990년대 중반 즈음을 생각해 보면 고급 패션 브랜드 단독의 대형 매장은 거의 없었다. 지금의 홍대 주차장 거리에 2층 규모의 커다란 아르마니 매장이 있었던 기억이 있지만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 고급 브랜드라면 보통 삼성동, 영동, 압구정동, 서초동 등지의 백화점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IMF 시절을 지나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 매장이 청담동 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년 정도의 세월이 지나갔지만 화려한 고급 패션의 거리라면 여전히 청담동의 패션 거리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청담동이 되었을까. 1961년 명동 쇼핑 지도. 한국 전쟁이 끝나고 남대문과 동대문 지역이 일상복 .. 2023. 4. 12.
샤넬 오트쿠튀르와 승마 샤넬 오트쿠튀르에 말이 등장했다. 그냥 서 있는 것도 아니고, 도각도각 걷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달렸다. 다그닥 다그닥. 물론 샤넬의 고객이라면 승마 정도는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거다. 게다가 오트쿠튀르라면 승마 취미가 문제가 아니라 말 소유주에 목장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친숙한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패션은 환상을 심어주는 일을 한다. 그리고 그 환상이 무엇이냐가 브랜드가 가는 길의 가장 중요한 단면이다. 1. 실제 말이 등장했다. 캠페인 사진도 아니고, 영상도 아니고 굳이 실제로 캣워크 위에 말이 등장할 필요가 있을까. 사람도 많고 조명은 밝다. 그것도 매우 가까이 있다. 말에게도 사람에게도 좋을 게 없다. 말의 사용은 국내에서도 한창 문제다. 인간의 사리사욕을 위한.. 2022. 1. 26.
버질 아블로가 세상을 떠났다 새벽에 자다가 깨서 스마트폰을 뒤적거리다가 버질 아블로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인은 암(cardiac angiosarcoma). 너무 예상하지 못한 뉴스였고, 너무 현역인 분이었기 때문이다. 원래 일을 많이 하는 타입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나오는 소식 보면서 일을 너무 많이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어쩐지 이해가 가기도 한다. 물론 암 없었어도 이렇게 계속 일을 할 사람이긴 했겠지만. 얼마 전 게시판이나 포럼을 보면서 나이키 + 오프 화이트 콜라보를 통해 고급 패션의 세계로 들어선 사람들이 꽤 많다는 걸 느낀 적이 있다. 보던 것과 다른 패션, 생각하던 것과 다른 패션을 본 충격은 누군가의 세계관을 바꿔놓고 이후 오래 영향을 미친다. 조금 더 진중.. 2021. 11. 29.
칸예 웨스트, 슬로우 패션 이 둘은 사실 딱히 밀접한 관계는 없을 지도 모르는데 얼마 전 칸예의 돈다 프로모션을 보고, 또 어떤 계기로 예전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다가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는 김에 여기에도 올려본다. 원래 제목은 과연 슬로우 패션의 시대가 올까. 올렸던 곳은 여기(링크). 하이프, 어글리 프리티, 부랑자 룩, 스트리트 패션 등은 기존 하이 패션의 대척점을 형성하는 비주류 패션이었다. 이것이 패션이 주류의 자리로 넘어와 자리를 차지하게 된 지도 벌써 꽤 시간이 흘렀다. 물론 그동안 힙합, 스트리트, 스케이트보드, 서핑, 스니커즈 문화 등이 함께 섞여 1980년대 이전부터 쌓여왔지만 2010년이 지나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로도 10여년 가까이가 지났다. 이렇게 기.. 2021.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