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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산업의 숙명 요새 패션 분야에서 가장 많은 말이 오고가고 있는 건 가품 논란이다. 이 논란은 사실 하루이틀 된 것도 아니다. 아무튼 가품 사용은 좋은 일이 아니다. 가품을 사용해 뭔가 이득을 취했다면 문제는 커진다. 그리고 가품 제작은 범죄다. 저작권의 존중은 새로운 창작의 기반이 된다. 그렇지만 조금 더 앞으로 가서 가품이 왜 만들어지는가에서부터 할 이야기들은 있다. 가품 옹호론(가끔 있다)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그게 제일 나한테 어울리고 맞는데 + 너무 유행타는 거라 한두 번 입을 거니까 가품을 산다는 거다. 일단 "그게 나한테 어울리고 맞는다"라는 말은 패션 유행의 본질을 보여준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이건 소위 뇌이징이라고 생각한다. 가치 기준이 나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라 바깥에서 오는 거다. 많은 광.. 2022. 1. 20.
2 in 1의 약점, 후드 2 in 1 옷을 몇 가지 가지고 있다. 궁금은 한데 가격은 저렴하고 뭐 그런 등등의 이유로 집에 들어왔다. 사실 2 in 1이 별로 인기가 없는 건 결합을 하든, 말든 둘 중 하나로만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봄가을에 입기엔 불필요한 보온재가 있고, 한 겨울에 입기엔 보온재가 부족하다. 특히 손목, 후드, 플랩, 주머니 등등의 보온이 아무래도 부족한 경향이 있다. 그래도 올 겨울의 경우 노페의 2 in 1 중 하나를 거의 메인으로 입고 있다. 바람 불 때 후드 쓰면 그래도 괜찮고 아주 추운 날에는 안에 후드를 입으면 내피 역할을 해준다. 안에는 노페 눕시가 들어있음. 이런 이유로 모자가 달린 내피는 없는건가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역시 있었다. 일본 골드윈 발 노스페이스의 GTX 세로우 마그네 트.. 2022. 1. 17.
유니클로 U의 데님 리넨 커버올 2월 4일에 나오는 크리스토프 르메르의 유니클로 U 2022 SS를 보고 있는 데 데님 커버올이 있었다. 커버올은 일본식 이름이고(보통 온 몸을 덮는 옷을 말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맞는 말이 아니다) 워크 재킷, 초어 재킷 조금 더 원류를 따지자면 레일로드 재킷에 가깝다. 살짝 긴 길이의 오버사이즈 데님 워크 재킷이다. 유니클로에서 붙인 이름은 U오버셔츠재킷(데님). 아래에 커다란 주머니, 금속 버튼, 포켓 와치 주머니, 스티치 자국이 보이는 안 주머니 등 들어갈 것들은 알맞게 들어가 있음. 사실 코튼 + 리넨 혼방으로 빈티지 워크웨어 분위기가 약간 더 가미되어 있다. 급속히 더워지는 날씨를 생각하면 괜찮을 듯. 하지만 리넨 혼방 계열이 확실히 더 빳빳하다. 커프스는 V자 모양인데 단추는 하나만 있는 듯.. 2022. 1. 13.
바버, 워시드 자켓 방수 의류에 관심이 꽤 많지만 사실 도시 생활에서 별로 쓸모가 없다는 게 잠정적 결론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산을 쓰는 문화권이고, 비가 분무기 뿌리듯 내리는 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왁스칠 같은 원시적 방법은 더욱 그렇다. 무겁고, 냄새나고, 보관도 어렵고 이런 걸 입고 다니기에 인구밀도가 너무 높다. 그렇지만 이런 원시적 방수 의류는 다른 직물, 후처리가 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대체가 불가능하다. 이게 마음에 들면 뭐가 어떻게 되었든 입고 다니는 게 낫다. 그리고 바버의 왁시드 자켓을 입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게 딱히 이상한 일도 전혀 아니다. 오히려 몇 년 간 꽤 단단한 층을 만들고 있는 느낌이 있다. 어쨌든 바버의 의류는 기본인 왁시드가 있고, 또 논왁스 버전들이 있다. 바버를 사는.. 2022. 1. 5.
플랫폼 플레이스, 책 매장 이야기가 아니라 책 이야기다. 작년 연말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몇 가지 일을 끝내고 잠깐 쉬면서 뒷산을 한 번 올라갔다 오고 책을 읽었다. 플랫폼 플레이스가 10주년을 맞이해 그동안의 일을 돌아보고 미래를 기약하는 책이다. 서점에서도 팔고 있다. 여기(링크)를 참고. 이 책은 사실 내가 쓴 이야기도 짧게 들어가 있고 또 그 원고를 쓰면서 일부분을 읽어보기는 했다. 이런 류의 책(브랜드가 뭔가를 기념해 내놓은 책)은 인상 만으로 보면 행사 같은 거에서 나눠주겠지, 딱히 재미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꽤 재미있다. 위 링크에서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자체의 역사, 콘셉트 스토어의 역사, 기능, 그리고 상당히 다양한 지점에서 바라보며 나오는 각자의 이야기 등등 많은 내용을 읽을 수 있다. 아주.. 2022. 1. 3.
울리히의 고어텍스 코듀로이 인스타그램을 뒤적거리는 데 고어텍스 계정에 울리히의 고어텍스 코듀로이 다운 파카가 올라와 있었다(링크). 가끔 면 + 고어텍스, 울 + 고어텍스 이런 걸 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코듀로이. 그래서 이건 또 뭘까 싶어서 울리히 홈페이지(링크)에 보니까 코듀로이 계열 제품만 일본-디자인이라고 되어 있었다. 고어텍스 인피니엄으로 예전 이름으로는 윈드 스토퍼. 방수가 필요없는 상황에서 적당한 발수와 방풍에 특화된 제품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겨울에는 눈이 꽤 내리고, 비 오는 데 굳이 자켓만 입고 나가는 사람 별로 없기 때문에 하드코어 등산이나 등산 때 비상 용도가 아니라면(이 경우 얇은 패커블 고어텍스가 최선) 방풍이 잘 되는 게 훨씬 쓸모가 많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2 레이어 고어 텍스. 코튼 코듀로이에 고어.. 2021. 12. 26.
해피 홀리데이입니다 요새 나름 빠듯하게 지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기회가 날 때 써봅니다. 해피 홀리데이, 메리 크리스마스. 요새는 홀리데이라는 말을 더 선호한다죠. BTS쪽 엔터사도 그렇게 통일해서 쓰고 있더군요. 아무튼 올해도 거의 다 지나갔습니다. 여전히 이상하고 불안한 기반 위에 있었던 거 같은 한 해였습니다. 아직 판데믹의 시대에 새롭게 정립하고 있는 루틴에 익숙해지지 못한 거 같아요. 물론 문제는 그런 데만 있는 게 아니겟죠. 최근에 본 홀리데이 관련 마음에 드는 사진 몇 장. 이건 MHL의 이메일에 들어있던 것. 이건 ilyamilstein(링크)라는 분이 그리신 것. 그리고 이건 오늘 집에 오다가 만난 고양이. 흔들렸네요. 골골골거리는 소리를 처음 들어봤습니다. 생전 처음 본 사람이 조금 만진다고 골골대다니 .. 2021. 12. 23.
롱코트와 롱패딩의 갈림길 "아주 추운 날 별 생각없이 자연스럽게 입고 나가는 옷"을 찾는 여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제 나름 이런저런 방한 의류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주 추운 날이 찾아오면 이렇게 저렇게 입고 나가자는 계획을 짜야 한다. 물론 모든 걸 해결하는 이상적인 옷은 세상에 없겠지만 그래도 어딘가 마음이 편해지는 옷은 있지 않을까 하는 일종의 환상이다. 그런 이유로 새 건 여전히 무리이기 때문에 중고 매장을 뒤적거리며 올해도 몇 개의 후보를 찾았다. 우선 코트다. 코트는 패딩보다 춥지만 그래도 내 옷장 아카이브에 결여되어 있는 무언가를 해결할 수 있다. 처음 눈에 보인 건 arpenteur의 utile이라는 코트. 멜톤울에 안감이 없는 버전으로(요새 나오는 건 안감이 있는 듯 하다) 넉넉한 오버사이즈에 어.. 2021. 12. 17.
칼하트, Mossy Oak 옛날 카탈로그 뒤적거리는 걸 좋아한다. 그렇다고 딱히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건 아니고 우연히 어딘가에서 마주친다, 이러이런 게 나왔었네... 하고 구경하는 정도다. 역시 이런 종류는 파타고니아, 칼하트, 필슨 같은 브랜드가 재미있는 데 과거의 가격, 과거의 기능성 등등에 대한 설명이 꽤 재미있고 특히 워크웨어 브랜드 류는 새삼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군... 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오늘은 칼하트의 90년대. 요즘은 블랭킷 라인드 초어 재킷과 블랭킷 라인드 디트로이트 재킷이 89.99불로 가격이 같은 데(TALL 버전이나 아주 큰 사이즈는 10불 더 비싸다) 위 카탈로그 당시는 53.49불과 51.99불로 초어 재킷이 더 비쌌다. 이유가 뭐였을까. 아래 오른쪽 웨스턴 재킷 같은 건 72... 2021.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