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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필슨의 슬림핏 시리즈, 시애틀

by macrostar 2014.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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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국 브랜드 옷의 특징이라면 그 커다란 품이다. 미국 사람들이 원래 좀 박시한 옷을 선호했기도 했고, 그 건강한 통나무 같은 몸에 사냥, 낚시를 할 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 내다 보니 그런 모양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슬림한 옷이 주류다. 에디 바우어나 쇼트의 옷을 구입하면서 슬림핏에 맞추려고 하니 지나치게 작은 사이즈를 고르게 되고, 그러다보니(특히 동양인의 경우) 어깨는 맞는데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몇 브랜드에서는 아시안 핏, 슬림핏이라는 걸 내놓는데, 그럼에도 아무래도 뭔가 다르다. 예컨대 브룩스 브라더스의 경우를 보면 슬림핏 셔츠를 구입해야 그나마 우리의 레귤러 핏 정도가 나온다.

뭐 여튼 1897년에 오픈해 내내 얼추 비슷한 옷만 내놓던 필슨이 작년인가 부터 슬림핏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했다. 웰스펜트와의 인터뷰를 보면(링크) 드디어 내놨냐?는 질문에 116년 밖에 안 걸렸잖아 뭐 이런 시덥잖은 대답을 하고 있다. 그래서 크게 두 라인이 만들어졌는데 원래 핏은 알래스카 핏, 슬림핏은 시애틀 핏이다.

 
사실 이런 생김새에 이런 기능의 옷에 왜 슬림핏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이런 옷이 멋을 좀 내는 카테고리에 들어갔고, 아시안 쪽 수요도 그냥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필슨의 방수 아우터는 크게 두 종류를 들 수 있는데 왁스드 코튼과 바쉐타(Vachetta) 코튼이다. 왁스드 코튼은 바버도 들어오고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불편함과 무거움이 있다. 애초에 그냥 한철입고 버리는 옷도 아니고, 도시 생활용으로 나온 옷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특유의 톤이 있으니 아마 일부 애호가들 사이에서 오래도록 갈 것이다. 바쉐타는 러버라이즈드(rubberized) 코튼 중 하나다. 우산도 이렇게 두 가지가 나오던데 바쉐타 쪽이 더 가볍고 더 비싸다.

뭐 그건 그렇고 위 링크의 알랜 커크(필슨의 CEO)와의 인터뷰를 보면 중간에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한다.

We aren’t a heritage brand. We’ve made some of the same products for 100 years because they’re still performing for our customers. But we’re always looking for new ways to serve outdoorsmen and women. The Bonded Cruiser is a good example of how we’re bringing modern fabrications together with our classic Filson functionality and uncompromising construction.

예를 들어 스웨인 아데니 같은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회사와 매우 대조적인 태도다. 이런 기본적인 태도를 생각해 보면서 나오는 제품들을 찬찬히 생각해 보는 것도 이 바닥이 주는 재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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