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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패션쇼, 그리고 SHOWSTUDIO의 실험적 시도들

by macrostar 201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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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studio(링크)에서 이번 시즌 패션쇼 기간동안 재미있는 일을 몇 가지 벌이고 있다.

하나는 라이브 패널 디스커션(Live Panel Discussion). 다른 패션 사이트들처럼 라이브 스트리밍을 올리는 것과 동시에 몇 명의 전문가들이 실시간으로 디스커션을 한다. 말하자면 스포츠 중계 타입의 다인 해설이다. 모든 패션쇼에서 다 한 건 아니고 프라다, 돌체 앤 가바나, 베르사체 등 몇가지 중요한 쇼에서만 했다. 사회자는 계속 Camilla Morton(패션 에디터)이고 패널들은 각각 쇼마다 다르다. 

프라다 쇼의 경우 사회자 외에 아래 사진에서 왼쪽부터 Jo-Ann Furniss(패션 에디터), Madelaine Levy(패션 에디터), Imran Amed(패션 디자이너), Colin McDowell(저널리스트).

 
총 방송 시간은 1시간 정도로 쇼가 시작하기 전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시작해 - 쇼를 같이 보고 - 대충 정리까지 하는 순서다. 맨 왼쪽의 아레나 옴므 등에서 일했던 조앤퍼니스가 시작하자마자 샴페인을 벌컥벌컥 마셔버리는 게 매우 인상적이다. 물론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쇼 시작 전에 사전 설명 부분으로 레디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게 조금 좋다. 보통은 어영부영하다가 악 시작했네 이런 식이라. 막상 쇼 중간에는 이런 게 나왔어요, 저런 게 나왔어요 정도에서 더 심도깊은 이야기로 진행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런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몇 명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예전 좋아했던 패션쇼 같은 걸 보면서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하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해 왔는데, 화면을 보고 있으니 그 생각이 문득 든다. 물론 화면의 사람들은 그리 정겹고 우호적인 분위기는 아닌 거 같다.

맨 위 쇼스튜디오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따로 링크는 생략한다. 



또 하나는 쇼스튜디오 텀블러에서 올라오고 있다(링크). 이 부분은 약간 복잡하다. 패션쇼 같은 작업들에는 물론 레퍼런스가 있다. 레퍼런스에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여기서 다시 언급하는 건 그리 적절한 생각이 아니니 생략한다.

어쨌든 예를 들어 돌체 앤 가바나는 '시실리의 가족'이라는 테마를 몇 시즌 째 끌고 오고 있는데 그게 그냥 돌체나 가바나의 머리 속에서 둥실 떠오른 것들은 아닐 것이다. 물론 돌체가 시실리 사람이기는 하지만(가바나는 베니스 사람이다) 자료를 모았을 테고, 무엇인가를 보며 기억과 시즌을 구체화시키는 과정들이 있다.

크리에이터 중에는 레퍼런스를 밝히는 사람이 있고, 밝히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런 거야 그 사람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느냐의 문제니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어쨌든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저런 생각은 어디서 나왔을까 궁금해지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현재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쇼스튜디오 텀블러에는 Rei Nadal(바르셀로나 출신으로 패션 디자인, 에디터, 사진도 찍고 셀카도 올리고 여러가지 하고 있다)이라는 분이 스케치와 레퍼런스라는 걸 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아르마니의 경우 이런 식이다.



References for Giorgio Armani SS 2013.

(Photo: ‘The milky way’, installation by Bjorn Dahlem)


References for Giorgio Armani SS 2013.
(Photo: From the series ‘Paradis’ by Erwan Frotis)

스케치야 뭐 그려려니 해도 남의 레퍼런스를 타인이 추적해 이런 사이트를 통해 공식화하며 올린다는 건 아르마니의 배경 지식과 레이의 배경 지식 사이의 교차점을 찾는다는 건데 사실 이런 건  - 매우 난해하고, 취약하고, 위험 부담도 높고, 그걸 떠나서 상당히 패기에 찬 행동이기는 하다.

그렇기 때문에 댓글에 여러가지 논란(대표적인 것으로 이게 뭐냐, 난 그렇게 생각안해 류의)들이 진행 중이다. 패션 포럼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있기는 한데 패션 저널에서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건 꽤 낯설다. 그래서인지 쇼스튜디오 홈페이지와는 완전 분리되서 진행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패션 저널들이 선택하는 안전한 길을 버리고 이렇게 여러가지 시도들을 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후발 주자라면 역시 이 정도 패기는 있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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