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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DOMINO 창간호가 나옵니다

by macrostar 201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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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표지는 디테일이 여기저기 바뀌었습니다, 파일이 없어서 ㅠㅠ)

 

비정기 매거진 도미노의 창간호가 나옵니다. 더불어 창간을 기념한 전시회 및 오프닝 포틀럭 파티가 12월 23일 문래동 로라이즈에서 있습니다. 저도 참여했고 김형재, 홍은주, 배민기, 정세현, 존 로스, 함영준 등등과 여러 분야의 많은 컨트리뷰터들이 참여했습니다. 맨 아래 페이스북 링크에서 참여진의 좀 더 자세한 사항을 볼 수 있습니다.

 

 

 

잡지에 대한 소개를 옮겨옵니다.

 

"도미노(DOMINO)는 느슨한 동인 체제에 바탕을 두고 넓은 의미의 문화적 이슈를 다룰 예정인 비정기 잡지다. 참여자는 각자의 문화적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글과 이미지를 만들며, 호별 주제에 따라 다양한 객원 필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트위터와 같은 SNS 서비스는 공회전하는 취향의 공동체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특정한 연령에서 특정한 일을 진행하던 이들에게 특정한 동료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SNS를 통해 디자이너 김형재, 영화·음악·미술 영역에서 활동하는 함영준, 밴드 404의 기타/보컬인 정세현, 함영준과 친분이 있던 자유기고가 존 로스(John Roth)가 만나게 되었고, 패션 블로거 박세진, 디자이너 배민기가 뒤이어 합류했다.


도미노 편집 동인이 만들어 나갈 잡지는 지속성에 관심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정기간행물의 정의에 무리하게 천착하지는 않는다. 또한 여러 문화적 흐름을 통해 의미가 탈색되어, 우릴 예쁘게 봐달라는 소박한 방어기제로 전락한 ‘인디’와 같은 정체성 또한 갖고 있지 않다. 어떤 태도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태도를 정하지 않는다는(귀엽지만 명민하지 못한) 태도 또한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 어조는 아마 각자의 문화적 계정에 따른 내밀함은 가지고 있으나 부푼 자의식의 음습함은 없이, 격의 없는 ‘수다’와 같은 색채를 띨 것이다. 다만 그 수다는 어떤 쾌활함이라기보다는 “그냥 계속 이렇게 살 거랍니다”와 같은 따뜻한 무관심이기도 하다.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무언가의 ‘전성기’에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가능한 이야기를 가능한 재정관리에 기반을 두고 이어나갈 계획이다. (배민기)"

 

 

 

 

자,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붙여봅니다. 도미노에 참여한 건 우연이기도 합니다만(혹은 복잡한 필연을 암시하는 징후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참여를 할 것인가, 그리고 참여하기로 한 이상 어떤 애티튜드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해 왔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원고료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컸습니다. 편집 회의에도 아슬아슬하게 참여했을 만큼 지금 생계의 지속 가능성이 거대한 벽에 부딪쳐 있거든요(블로그 오른쪽 위의 페이팔 원조를 눌러주세요 ㅠㅠ).

 

마이너리티 신, 인디 신에서 패션이라는 테마는 모호합니다. 특히 반 사회적, 반 보수적 경향을 지니고 있는 이들에게 패션은, 특히 디자이너 하우스의 패션은 더욱 이상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직접 콘트롤하며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를 중요시하면서도, 그 과정과 결과가 얼마나 많은 보수를 요구하게 되는 지는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사실 필수품만 있으면 된다는 태도는 소비에트를 망쳐놓은 원인 중 하나이고, 옷은 저렴한게 최고라는 건 동남 아시아의 어린이 노동자들을 마냥 방치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태일이 괜히 시위를 시작한 게 아닙니다. 생각보다 복잡한 게 얽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옷이라는 건 때로는 지극히 개인적인 곳으로 환원되기도 하고(쟤는 옷 입는 감각이 좋네), 또 너무 사회적인 곳으로 환원(아빠가 돈 많나보네 혹은 샤넬 가방의 사회학)되기도 합니다. 치워놓기에 간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림이나 음악과 달리 의식주 삼종 필수 세트 중 하나이기 때문인지 너무 가깝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면 너무 멀다고도 생각합니다.

 

결국 대부분의 경우 패션은 때로는 가격, 때로는 우스꽝스러움, 때로는 믿을 수 없는 몸매의 모델들 이야기로 가십 거리 정도에 머무르기 일쑤입니다. 스포츠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에서 패션이 다루어지는 경우는 사실 옷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붙어있는 보석들 때문이거나, 여배우의 옷 사이로 꽤 많은 살 - 특히 가슴과 엉덩이 - 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랑방의 드레스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옷 때문이 아니라 옷 밖의 노출 때문이라는 건 나름 재밌는 이야기죠.

 

누구나 다 옷을 입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집어들었든, 이것 저것 생각하며 집어들었든, 아니면 경험과 학습에 의한 일정한 공식을 가지고 있든 여러가지 방식으로 옷을 입습니다. 안 입으면 안되요. 춥기도 하고, 경범죄이기도 합니다. 멋대로 입으면 그걸로 또 된 거지만 누군가 지적이라도 하면 부끄러워 합니다.

 

저는 패션을 좀 더 큰 틀에서 보고자 하고, 결국 옷에 대한 애티튜드가 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교과서는 어기라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 하나 덧붙이자면 옷의 사람에 대한 애티튜드 역시 패션입니다. 인간은 텍스트를 만들지만 텍스트 역시 인간을 만듭니다.

 

하지만 저 역시 하나에 3만불 짜리 가방 이야기나, 3초에 100km/h에 도달한다는 이태리 자동차 이야기나, 또는 제가 구입할 가능성은 전혀 없는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때론 이상하기도 합니다. 종종 반 사회적 이슈도 다루는 발전소라는 다른 블로그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 때문입니다. 나중에 혹시 뭔가 완성되면 패션붑과 발전소가 모두 폐기되고 합(合)의 매체로 갈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양극화가 되면서 극단적 상위 가격대 종목들에서 지나친 세속화 현상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바라보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들이 현재 패션에 대해 깔려있습니다. 물론 패션이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계속 쳐다보고 있지요. 하지만 그걸로는 어딘가 부족합니다.

 

이 상황에서 도미노를 시작한 이유는 매체를 통해 좀 더 사람들에 가깝게 다가가고, 이야기를 들을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12년에 무크지가 대거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 선수를 치자는 생각도 약간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DOMINO는 제 분야가 아닌 부분에 대해서도 제 의견을 반영시키고, 적어도 거의 모든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제가 편집장이라면 이런 모습으로 만들어지지 않았겠지만, 여러 동인들의 합작인 덕에 일관성이 떨어지는 대신 생동하는 플럭스를 얻었습니다. 그 감각을 느끼고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전시 기간 동안은 할인 가격으로 잡지를 판매하고 부록도 드립니다. 몇 개의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도 판매가 될 예정인데 올라가면 다시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

http://www.facebook.com/events/266142590111318/

 

로라이즈 오는 길은 여기

http://lowriseseoul.wordpress.com/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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