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3 18:01

겨울엔 물론 롱 패딩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만 입고 다니면 삶이 평평해지고 지루해지는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이불 속 같은 편안함에 너무 익숙해지면 또한 게을러질 수도 있다. 여튼 잘 차려 입는 모드를 위한 캐시미어 코트 같은 걸 마련해 놓는 것도 물론 좋지만 특히 보다 활동성, 액티비티의 느낌을 확보하고 싶을 때 루트가 비교적 명확한 구형 워크웨어, 마운틴 웨어 풍 아우터들이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해군 룩



해군 룩하면 역시 피코트. 거친 겨울 바다 바람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 졌고 눈비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어디에 입어도 너무 캐주얼하게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포멀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오리지널 32온스 제품은 그 무게감과 둔탁함을 느껴보기 위해 한 번은 입어보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해군 룩 아우터의 또 하나의 큰 줄기 더플 코트. 위 사진은 글로버올. 참고로 글로버올 홈페이지에 보면 다양한 옵션의 토글과 앵커 단추 등을 판매하고 있다(링크).


끈이나 단추가 떨어져서 못 입게 되는 혹은 이상한 대체품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막고 입고 싶을 때까지 입을 수 있도록 이런 부품을 제공하는 정신이야 말로 오랜 역사와 대표적인 제품을 가진 회사가 가져야 할 바로 그런 마인드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니면 기나긴 수선 제공(예컨대 쇼트) 등등. 다만 저것만 구입하기엔 아시아까지 배송료가 꽤 되서 대량 주문을 하든가 배대지를 쓰든가 해야 한다.


그리고 육군 룩... 이라고 하면 필드 재킷이나 피시테일 파카 류가 먼저 생각나는 데 그건 내피 따위 사용해 봤자 본격적인 겨울에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고(다만 안에 라이트 다운 파카를 입으면 영하 5도 정도 까지는 보온과 활동성을 조화를 유지할 수 있다, 그렇게 입고 다니고 있음...) 비교적 용이하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gen III ecwcs level 7 파카 같은 게 있다.



생긴 건 세상 따뜻할 거 같지만 사실 프리마로프트에 다운으로 치면 550필 정도라 이 옷만 가지고는 겨울을 맘 편히 날 수 없다. 이 옷은 아우터까지 일단 다 제대로 입은 다음 그 위를 덮어 버리는 옷이다! 나름 따뜻하긴 한데 구형이거나 좀 이상하게 생기거나 해서 못 입는 아우터가 있다면 이 옷을 가지고 다 써먹을 수 있다. 세상 모든 옷의 보온재 화. 또 하나 장점은 프리마로프트라 관리 및 세탁이 용이하다는 점. 단점은 다운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저 벙벙함이 죽어가며 얄팍한 평범한 파카가 되어 간다.



그리고 산악 룩



시에라 디자인의 엘리트 드리다운(DriDown) 파카. 850필의 다운 파카로 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슬리핑 백 모바일 머미를 보다 웨어러블 하게 만든 버전이다. 이 옷 역시 육군 파카처럼 뭘 입든 뒤집어 입으면 되는데 육군 파카보다 안을 덜 채워 입어도 더 따뜻한 게 장점이다. 


여기서 "보다" 웨어러블하다고 한 이유는 모바일 머미도 사실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게 설계된 슬리핑 백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범한 슬리핑 백이지만



샥 걷어 올리면 (모델마다 걷어 올리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 듯)


Yay~ 즐거운 인생.


뭐 이렇게 입고 다녀도 되긴 하겠지만 평범한 사회 활동에 보다 도움이 되고자 드리다운 파카가 나온 거다.


그리고 에디 바우어의 카라 코람.


여기에서도 이 옷 이야기를 몇 번 한 적 있는데 누가 카라 코람 등반을 한다니까 에디 바우어에서 개발한 강추위 용 등산 파카다. 당시 등반은 실패했지만 여전히 이 옷은 나오고 있다.



그리고 목수 룩...



럼버잭 용 울 아우터는 필슨을 비롯해 울리치, 펜들턴 등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한 제품이 나오지만 최고의 생김새는 역시 필슨의 더블 매키노에 양털이 붙어 있는 울 패커가 아닐까 생각한다. 부럽긴 하지만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의 옷이다. 매키너 울은 생긴 거에 비해 따뜻하긴 한데 육군 룩의 필드 재킷처럼 안에 좀 괜찮은 아우터를 인설레이션으로 활용하면 입을 만 하다. 물론 그렇다고 며칠 전 영하 15도 이런 온도에서는 무리가 있다.


이외에도 증기 기관차 승무원, 트럭 드라이버, 어부, 스키, 육체 노동자용 각종 아우터들의 구형 버전을 찾아보면 요새 즐거운 마음으로 입을 수 있는 옷들이 꽤 다양하게 있다. 마음에 드는 걸 구해 종종 디테일의 기원을 이해하고 사용상의 장단점을 느껴보며 꾸준히 입어 보는 게 바로 의복 생활의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한다.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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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nose

    침낭 입은 사진 완전 빵 터지네요 ㅋㅋㅋ
    등산용 옷에 들어가는 기능들의 대부분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히지만
    신들의 봉우리 라는 만화를 보니까 과연 목숨을 거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단 몇 그램이라도 가볍고 보온력을 올리려는 노력이 헛되게 느껴지진 않더라구요.

    2018.01.14 08: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등산복은 일단은 생존 도구이자 장비니까요. 요새 일상복에 많이 응용되는 건 허투루 만든 것들도 많긴 하지만 그런 기능성과 견고한 제작을 를 일상에서도 즐겨보자는 거겠죠

      2018.01.14 12:0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