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2018.01.05 13:06

2018년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몇 가지 기대, 바램을 적어 본다. 물론 이건 전망이 아니다. 


1. 쉐인 올리버가 분발했으면 좋겠다.



스트리트 패션과 하이 패션의 격돌 전선에서 가장 기대를 하고 있는 것도 쉐인 올리버고 또 나름 잘 하고 있는 거 같은데 반응이 영 신통치 않은 거 같다. HbA 때 만큼도 이런 저런 이야기가 없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들이 조금 더 주목을 받고 조금 더 많이 팔려서 입고 다니면 패션 세상이 조금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튼 쉐인 올리버가 더 중요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2. 헬무트 랑도 분발했으면 좋겠다.



헬무트 랑은 메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없고 + 에디터 이사벨라 벌리를 기용해 + 협업과 캡슐 컬렉션 방식으로 브랜드를 끌어가고 있다. 이게 아직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분명 헬무트 랑 스타일의 새로움이다. 그렇지만 그 새로움을 가지고 자꾸 과거의 영광을 끌어다 쓰는 건 불만이다. 물론 헬무트 랑 컬렉션의 강렬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그 전과 그 후는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이제 와서, 90년대가 트렌드라고 하지만, 옛날 컬렉션을 다시 만들어 내놓고 택시에 헬무트 랑 간판을 다는 게 역사 다큐멘터리의 실사화 프로젝트도 아니고 무슨 소용인가 싶다. 레트로 트렌드는 언제나 "그 시절이 떠오르는" 이지 그냥 그 시절의 복기가 아니다. 헬무트 랑이라면 뭘 했을까 라는 질문도 소용이 없다. 이제 그 사람과는 관련이 없는 브랜드고 그런 브랜드들이 널려있는 세상이다. 


그래도 헬무트 랑이라는 브랜드는 분명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런 새로운 시도가 새로운 걸 끌어 내길 기대한다.




3. 프라다도 화이팅이다.



프라다가 트렌드를 이끌던 시절은 분명 지났다. 하지만 컬렉션은 더 좋아지고 있는 거 같은데 트렌드에서의 영향력은 그럴 수록 더 감소하고 있다. 이게 분명 멋진 데 아주 멋진 건 아니다. 아주 트렌디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뭔가 좀 애매하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매출이 중요한 지표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 무시하고 있는 거 같지도 않다. 뭔가 트렌드로 떠오르면 아주 애매하게 그걸 가져다 다른 걸 만든다. 장사를 해서 브랜드를 유지해야 하니 그런 건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아쉽게도 딱 거기까지다.




예컨대 이런 운동화를 보면 굉장히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프라다는 신발 쪽으로 대단한 성과가 있었고 로퍼, 펌프스 등등 훌륭하고 멋진 제품들을 잔뜩 내놨었다. 또한 스니커즈 쪽으로 굉장한 히트 아이템이 따로 있다. 그 스포티한 운동화는 물론 하이 트렌드의 시절을 지나치긴 했지만 여튼 프라다의 아이코닉한 스니커즈다. 그렇다면 거기서 더 나아가는 길을 찾는 게 맞다. 


위 사진의 운동화는 물론 예쁘다. 게다가 사막이다. 사막 좋아함. 하지만 이 예쁘장한 운동화는 대체 누구에게 무엇을 호소하는 걸까.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차라리 구찌나 베트멍을 간다. 프라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이코닉한 운동화에서 대안을 찾는다. 지금 트렌드에 발을 맞추고 있지만 이 운동화는 실질적으로 현실의 트렌드와 별로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그냥 구색 맞추기로 보일 뿐이고 대체 왜 내놓지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프라다의 팬이라 프라다 밖에 안 쓰는 데 트렌드인 구찌 운동화를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을 위해 우리도 이런 게 있지~ 하고 내놓는 거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저런 건 그냥 구찌나 하라고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면 콜라보 때 써먹든가. 또한 저런 걸 이왕 내놨으면 떠들썩하게 뭘 하기나 해보지 싶은데 인스타그램에서는 전형적인 스포티한 스니커즈의 최신판인 클라우드 버스트만 열심히 광고하고 있다. 


뭐 옷 이야기를 하다가 딴 이야기를 잔뜩 했는데 여튼 프라다는 여전히 훌륭하고 분명 더 훌륭한 컬렉션을 전개할 수 있는 곳이다. 요새 미우치아 프라다의 인터뷰들을 보면 프라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스트리트 패션이나 페미니즘 등등 새로 도래하고 있는 변화들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 게 잘 모이면 저런 게 프라다지 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이 또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4. 이야기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이외에 


- 피비 필로가 어디서 뭘 하게 될지 


- 버버리에서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떠나는데 요새 버버리가 꽤 폼을 회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상당한 변화, 완전히 다른 미래가 예상된다. 피비 필로가 들어오는 것도 좋을 거 같고 고샤 루브친스키 같은 사람이 들어온다면 그것도 아주 재밌어 질 거 같다. 


-그리고 유니클로에 걸고 있는 (마지막) 희망, 기대주 유니클로 U의 컬렉션을 역시 기대하고 있다.


-또 여러가지 있겠지만 당장 생각이 나지 않음.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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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nose

    클라우드 버스트 조차도 40대에 접어든 남자가 20대처럼 입으려고 노력한 느낌이 드는 건 저 뿐일까요...
    특히 말씀하신 사막 일러스트의 테니스 슈즈는 "왜 하필 지금 이 디자인일까" 라는 물음에 답을 찾기 쉽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프라다가 에르메스 처럼 하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구찌처럼 하려면 1년 전의 구찌를 따라가서 어쩌자는 건지...
    근데 다들 뭔가를 하기가 힘든 시기인 것 같기는 해요 최근의 지방시, 구찌, 그리고 그 이후의 발렌시아가를 보면서
    늦었더라도 같이 올라타야 되는 건지 아니면 그래도 자신들만의 다른 것을 추구할 것인지...
    벌리는 돈을 보고 있자면 전자를 무시할 수는 없는데, 성공가능성과 이미지 소모를 생각하면 또 쉽지 않겠고요.

    슈비통 (슈프림 + 루이비통) 처럼 살짝 간만 보고 빠질 수도 있겠지만요...

    2018.01.06 00: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래도 뭔가 쳐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요새 좀 괜찮아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2018을 기대해 봅니다~

      2018.01.06 14:36 신고 [ ADDR : EDIT/ DEL ]
  2. 김재현

    오늘도 좋은글..다른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즘 패션계의 전반적인 흐름을 몇가지 브랜드를 응원함으로써 파악할수있게되네요..항상좋은글읽고 갑니다..레플리카에 관한 책이 나오면 꼭 구독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01.23 13: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