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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톤 울로 만든 겨울 아우터들

by macrostar 2018.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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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따뜻한 테크니컬한 현대적 겨울 아우터나 캐시미어나 울, 앙고라 같은 섬유로 만든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코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멜톤 울 겨울 아우터들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이 거칠고, 튼튼하고, 뻣뻣하고, 투박한 섬유로 만든 아우터는 겨울 찬 바람 속에서 일하는 군인의 옷이었고, 사냥, 낚시, 목수의 옷이었다. 


L.L.Bean의 멜톤 울 파카.


특히 울 함량이 높고(100%가 최고) 헤비 온스의 두터운 아우터들은 점잖은 옷차림에는 그닥 어울리지 않을지 몰라도(패딩보다야 괜찮겠지만) 몸의 움직임을 부르는 매력이 있고 또한 찬 겨울 바람을 아주 훌륭하게 막아준다. 몇 가지를 모아봤음. 멜톤 울 하면 쇼트(Schott)를 빼놓을 수가 없는 데 그쪽 코트는 잔뜩 이야기한 적이 있으니 여기(링크)를 참고.


리얼 맥코이의 서브머린 재킷. 2차 대전 즈음 잠수함 병사들에게 지급되었던 서브머린 재킷이 기반이라고 한다. 잠수함 근무 병사에게 울 재킷이라니 뭔가 낯선데(바버의 우루술라처럼 왁시드 쪽이 대세니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옷 중 하나고 남아 있는 것도 거의 없다고 한다. 정확히는 더블 클로스 헤링본 울이라는 재질로 한참 입으면(브랜드 설명에 의하면 수십 년) 헤링본 무늬가 드러난다. 울 100%, 안감 없음.



카피탈의 링 코트. 멜톤 울 코트는 하여간 몸은 물론이고 목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줄 수 있게 되어 있는 장치가 중요하다. 물론 머플러를 사용하면 되지만 그게 없을 때도 있고 겨울 아우터란 옷 하나만 가지고 기본은 해주는 게 좋기 때문이다. 카피탈의 나름 인기 아이템인 링 코트는 복잡하게 생겼는데 목도 두툼하게 가려주고 후드도 붙어 있다. 울 90%에 나일론 10%, 역시 안감 없음.



베트라의 D 코트. 생긴 모습부터 워크웨어 기반인 게 잘 드러난다. 커다란 사이드 주머니가 손 넣기 좋은 각도로 되어 있는 것도 좋고 가슴 주머니에 펜 홀더가 따로 있는 것도 작업복 느낌이 나서 좋음. 울 80%에 폴리아미드 20%에 안감으로 폴리에스터 100%가 붙어 있다. 



필슨의 매키노 더블 크루저. 매키노는 멜톤 울과 거의 같은 섬유 이름이고 크루저가 이름, 이건 더블 버전인데 중간 윗 부분이 크루저보다 한 겹 더 대어져 있기 때문이다. 100% 버진 울로 예전 모델은 26온즈였다가 몇 년 전부터 24온즈로 바뀌었다. 안감은 없음. 

막상 만져 보면 생각보다 좀 얇은 거 같은데 일단 바람을 잘 막아줘서 그런지 또 예상보다 더 따뜻하기도 하다. 쇼트의 피코트 오리지널 모델이 32온스(울 85%이긴 하지만)에 솜 패딩 안감까지 대어져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최고 따뜻한 멜톤 울로 만든 겨울 옷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대신 사냥꾼과 목수의 옷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이건 리얼 맥코이의 매키노 크루저. 이건 복각이라기 보단 더블 모델이 기반인 응용 오리지널 모델로 디테일 차이가 좀 있다. 워낙 유명하고 오래된 모델이라 웨어하우스 등 레플리카 브랜드들이 많이 내놓고 있다.



슈가케인의 SC13973 30온즈 멜톤 울 스포츠 코트. 30온즈 멜톤 울에 레이온+코튼으로 된 퀼티드 솜 안감을 대어 놓았다는 점에서 피코트 구성의 스포츠 코트다. 피코트의 더블 브레스트 구조 등등이 맘에 안드는 사람에게 호소하려는 듯한 생김새다. 주머니에 반짝이는 부분은 가죽. 직접 본 적은 없는데 스펙과 생긴 모습 등등이 모두 아주 따뜻하고 무겁고 투박하고 뻣뻣한 옷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다.



이건 Arpenteur의 멜톤 울 코트. 프랑스 산 100% 멜톤 울로 만든 롱 코트로 안감 따윈 없는데 손목 길이 조절 부분이 코듀로이다. 그것도 그냥 울로 하지! 싶기도 하고 그거라도 있어야 뭔가 재미가 있지! 싶기도 하고. 생긴 게 울 담요를 뒤집어 쓰고 다니는 느낌이 상당히 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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