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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요세미티-북한산, 등산복-고프코어

by macrostar 2017.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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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같은 옷과 다른 맥락(링크), 어글리 프리티와 아저씨 등산복(링크), 못생긴 옷 트렌드(링크)를 함께 읽으시면 좋고 또한 이 전시(링크)와 관련이 있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해 제가 현재 생각하고 있는 가정의 연결이자 답입니다.



이 도표는 전시장에서도 볼 수 있는데 몇 번 고쳐졌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버전인 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1960년대 부터 2017년까지 등산복의 타임라인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한 포인트가 몇 가지 있는데 :


1) 등산복은 히피들이 만든 옷이다.


2) 1960년대 요세미티 아래 캠프 4에 있던 사람들이 등산복을 개발한 이후 이것들은 미국, 일본, 한국 3국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2-1) 미국에서는 목적에 적합한 옷으로 사용됨 - 등산을 할 때 입는다

2-2) 일본에서는 패션이 됨 - 헤비 듀티

2-3) 한국에서는 등산을 할 때 입고 + 일상복으로 입는다 (+그리고 가격대 별로 보다 계층화된다)


3) 사실 2-3)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전혀 아무대나 입고 다닌다는 점인데(예컨대 결혼식 장에 갈 때 양복 위에도 걸친다) 서구의 옷이 들어오면서 체계가 없이 필요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경향이 크다(일본에서 TPO 개념을 만든 이시즈 켄스케의 VAN이 대 히트를 쳤던 브랜드였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4) 이 세가지 방식이 합쳐져 고프코어 트렌드가 등장했다. 물론 2-3)의 태도가 고프코어 트렌드 형성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측정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누군가 봤을 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발상이 같다. 하지만 중대한 차이점이 있는데 2-1)에서 고프코어가 패션이 된 건 형식미 기반의 하이 패션에 대한 실용성 중심의 안티 패션이라는 경향이 매우 큰데 2-3)의 경우 룰로써의 패션이 확고히 존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안티 패션이라는 것도 사실 존재할 수가 없다. 


예전에 로 데님을 가능한 오래 파란 상태로 유지하는 트렌드가 흥했던 이유 같은 것도 이런 점과 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무차별적인 적용이 이미 안티 패션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같은 발상이라는 의미다. 대신 고도의 룰과 그걸 깨는 또한 고도의 디테일이 적용되지 않아서 이곳의 자발적 등산복 패션은 상당히 단순한 편이고 또한 양복 세트보다 비싼 등산복, 부모님 선물로 자랑하기에 적합한 등산복, 동호회 안에서 돋보이는 등산복 이런 식의 위계가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응용력이 더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었다. 


결국 그런 이유로 새 제품 레트로 X, 회사에서 완벽하게 페이딩되어 출시된 워시드 데님, 빛에 바래면 가치가 사라지는 마운틴 파카, 최소 고어텍스 급 워터프루프 같은 게 마운틴 - 스트리트 - 놈코어 - 고프코어를 따라가는 트렌드를 구성하고 있다. 이 역시 발렌시아가나 베트멍이 빛 바랜 사진으로 룩북을 내놓지만 막상 제품을 보면 신 제품 특유의 컬러가 살아있고 그런 것들이 스트리트, 마운틴 웨어 트렌드를 하이 패션에서 재현하고 있는 것과 좀 비슷한 면이 있다. 




차례대로


에디 바우어 스카이라이너 - 노스페이스 눕시 1992 - 사카이 노스페이스

시에라 디자인 마운틴 파카 - 유니클로 마운틴 파카 - 리얼 맥코이 마운틴 파카

파타고니아 신칠라 - 마무트 고블린 - 유니클로 후리스


좀 더 큰 사진은 여기(링크). 


그리고 며칠 전에 나온 발렌시아가 2018 SS 남성복 광고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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