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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초록 색 실과 노란 색 실

by macrostar 2017.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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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몇 번 말한 적 있지만 원래 이상하게 생긴 옷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 진 거니 재미가 있지만 원래 그래서는 안되는 게 너덜너덜해 지는 걸 잘 못 참는다. 일단 해지고 너덜너덜해 지면 보기도 싫거니와 옷의 수명이 그때부터 비약적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일단 수선을 해 놓는다. 청바지의 경우 예전에 초록색 실을 많이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초록 실의 좋은 점은 인디고 컬러에 잘 가려지고 청바지 색이 빠지기 시작해도 또 그 후줄근한 컬러 속에서 은둔이 잘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통은 나일론 실을 사용하는데 면사가 좋을 거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수선한 부분이 원래 만듦새보다는 튼튼하지 않을 거라는 염려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물이 완전히 빠지면서 청바지의 인디고 컬러와 노란, 주황 면사의 컬러도 빠지기 시작하는 와중에 수선 실만 선명하게 남을 가능성이 있다. 빈티지와 페이딩 매니아 중에 그 불균형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하지만 어설픈 바느질의 자국이 드러나겠지만 위 사진처럼 실 자국만 선명하게 남아 있는 거 좀 좋아한다.


그런데 은둔형 초록 색 실을 사용하다가 요새는 노란 색 실을 쓰고 있다. 



그 이유는 초록 색 실을 사용했더니 내 눈에도 잘 보이질 않아서 어디를 어떤 모습으로 수선했는지 잘 알아볼 수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이왕 고칠 거 티가 나게 해 놓는 게 차라리 낫겠다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사실 청량리 가판에서 노란 색 실을 구입하면서 좀 두꺼운 흰색 실도 하나를 샀었다. 청바지에 원래 사용되던 실보다 더 두꺼운 거라 그걸 사용하면 좀 더 튼튼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이게 너무 두꺼워서 아쉽게도 문제가 좀 있다. 위 사진 처럼 버튼 홀 다시 고정시키는 데 한 번 썼더니 좁아지고 탄성이 약해져서 단추가 잘 안들어 간다. 표면에도 써봤는데 지나치게 튄다. 그래서 눈에 안 보이는 표면 정도에만 한정적으로 쓰기로 했다. 여튼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저 버튼 홀은 밑단 끝과 함께 꽤 골치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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