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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스튜디오 다티산의 새로운 청바지 D1750

by macrostar 2017.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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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식 찾아오는 신제품 청바지 이야기... 이 전에 쓴 건 웨어하우스의 DD 시리즈 이야기였다(링크). 사실 37, 44, 47, 66 같은 클래식한 레플리카 데님은 이미 자리를 잡았고 조금씩 변하긴 하지만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뭐 알아서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그렇지만 이미 하나씩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고 그런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한 두개 붙잡고 페이딩에 몇 년 씩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기존 고객 대상으로는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봐도 될 거 같다. 그러므로 기존 레플리카 매니아들에게 과소비를 조장하고(보관만 해도 즐겁지 아니한가, 매년 달라지는 디테일을 직접 보는 게 즐겁지 아니한가, 이건 페이딩이 달라! 등등) 더불어 그런 걸 몰랐던 사람들을 혹하게 할 만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튼 이전에 소개한 웨어하우스의 DD 시리즈도 대표적인 클래식 22와 47을 기반으로 신치 백 유무, 다리 굵기 미디엄, 슬림 미디엄 이런 식으로 구분한 다음 미국 코튼 섞기, 불규칙 재현 같은 시도를 섞었었다. 신치 백이 꽤나 불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닥 취향은 아닌데 이번에 스튜디오 다티산에서 나온 D1750도 신치 백 기본 타입이다.



신치 백과 함께 멜빵 고리, 크로치 리벳, 리넨 패치(인줄 알았는데 스웨이드라고 한다) 등이 눈에 띈다. 37이나 201과 비슷한 모습이다. 


사실 이 바지의 스토리는 1920년대 부터 미 해군 갑판 승무원용 바지로 지급되었던 데님 원단을 사용한 유틸리티 바지를 1940년대에 스튜디오 다티산이 만든다면... 에서 나온거다. 그러므로 이건 덱 팬츠다.



전쟁 때라 그런지 도넛 버튼인 게 눈에 띈다. 자세히 보면 원단이 뭔가 다른데 청바지는 보통 날실은 인디고 염색을 하고 씨실은 하얀색으로 둘을 엵어서 데님을 만든다. 그래서 앞 뒷면의 컬러가 다르고 자세히 보면 두 실을 눈으로 볼 수 있다. 독특한 페이딩 효과가 나오는 것도 그런 구조와 인디고 염색의 특징 때문이다. 그런데 D1750은 씨실을 회색 실을 사용했다. 뭐 설명에 의하면 갑판에서 기름 때나 오물 등에도 더러워지는 게 상관 없도록(작업복이니까)... 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세한 사진은 없지만 허리 뒤, 포켓 입구 부분에 천을 덧대놨다. 예전에 에비수 청바지 이야기하면서 말했듯 그런 게 또 독특한 페이딩을 만들어 낸다. 14온즈 데님이라고 한다.


사이트의 사이즈 표를 보면(링크) 30사이즈가 밑단 넓이가 21cm니까 47 같은 레귤러 핏 느낌이 날 거 같다. 


그런데 예전에 번역한 빈티지 맨즈웨어에도 나오지만 덱 팬츠는 기본적으로 통이 저거보다는 넓은 느낌인데 갑판 걸레질 같은 거 할 때 편해서 였나 그렇다. 즉 D1750은 엄밀한 고증 쪽은 아닌 거 같고 그레이 원사 데님 만들어 놓고 이건 해군용! 뭐 이래 놓은 느낌이 좀 있다. 하지만 그 자체로 유니크하니까 또 재미가 있을 거 같다. 


여튼 스튜디오 다티산은 오사카 5 중 가장 오래된, 레플리카 씬의 산 증인 같은 브랜드라 요즘 신진 브랜드에 비해 고루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뭘 하는지 계속 지켜보게 된다. 앞으로도 재밌는 거 많이 선보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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